부역작가도, 종군작가도 아닌 : 1950년대 최정희의 문학 활동에 대한 재조명
초록
이 논문에서는 1950년대 최정희의 문학 활동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재조명하였다. 첫째, 피난지 대구 시절이다. 종군작가단원이 아닌, 한 명의 독립된 작가로서 이 시기 최정희가 전시 대구에 조성된 출판 환경 및 문학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창작 활동을 해나간 과정을 ‘부역작가’의 낙인을 극복하고 전후 문단에서 재기하고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계기로서 재평가하였다. 둘째, 아동문학가로서의 활동이다. 『장다리꽃 필 때』라는 새로운 자료를 해제하면서, 아동문학가로서 최정희가 쓴 전쟁 이야기가 기존에 논의된 작품들에서 전쟁을 서사화하는 방식과 구분되는 특징 및 전시에 발표되었던 정훈용 텍스트들이 아동문학이라는 이 책의 콘텍스트 가운데 재배치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굴절되는 양상에 주목하였다. 이 과정에서 아동문학을 통한 ‘갈라진 혀로 말하기’가 최정희 문학 연구에서 중요하게 논의될 필요성을 시사하였다. 셋째, 최초의 여성 심사위원으로서의 활동이다. 여성이 문단에서 재생산과 유통의 주체가 된다는 일의 상징적 효과에 주목하면서, 관련된 최정희의 활동이 1950년대 잠재적 여성작가층 및 여성독자층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였음을 밝혔다.
Abstract
This paper re-visits Choi Jung-Heui’s literary activities during the 1950s from three perspectives. First, it studies the writer when she was seeking refuge in Daegu. Being an independent writer, Choi actively utilized the new publication environment and literary infrastructure in wartime Daegu. This was the turning point that allowed Choi to overcome her stigma as a war traitor writer, gain recognition in the post-war writing scene, and enter the golden age of her writing career. Second, it reviews her activities as a children’s writer. With the publication of Jangdarikkot pil ddae (When Radish Flowers Bloom), Choi’s stories stood apart from other works in terms of the narrative of war, and the reallocation of texts for troop education in the context of her book—classified as children’s literature—decreased their emphasis on educating soldiers and propaganda. One key characteristic of Choi’s writings in the 1950s was identified as “speaking with a forked tongue” through children’s literature. Third, it examines Choi’s activities as the first female judge. By highlighting the symbolic effect of women serving as agents of reproduction and distribution in literary circles, this paper shows that Choi contributed to expanding the base of potential female writers and female readers in the 195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