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의 고고학 : 이호철의 『소시민』 연구
초록
이호철의 「소시민」은 모든 정신적인 가치가 무너진 자리에서 속물이 대세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소시민』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존의 논리가 모든 가치와 염치를 집어삼키던 전시 자본주의의 시대가 어떻게 속물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러한 과정이 먹고 사는 것 외에 중요한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는 생존 이데올로기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과정과 동시적인 것이었음을 보고한다. 『소시민』은 먹고 사는 일이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해버렸던 사회변동의 시대가 어떻게 속물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속물성을 합리화하면서 시대의 주류가 되었는가를 냉철하게 포착한다. 그럼으로써 이호철의 『소시민』은 파행적인 근대화가 만들어낸 근대 한국의 독특한 인간형인 속물의 탄생에 대한 고고학적 탐구이자 임상보고서가 될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소시민』의 의의는 단순히 1960년대 소시민의 기원에 대한 보고서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소시민』은 이후 1960년~1970년대를 거쳐 포스트-IMF 시대에 절정에 이르는 ‘속물의 시대’가 발원하는 원초적 장면을 상연한다. 이것이 속물의 고고학으로서 『소시민』이 갖는 현재적 의의다.
Abstract
Lee Ho-cheol's novel “Sosimin”(『소시민』) shows an example of how the era of wartime capitalism, in which the logic of survival that he should live on, devoured all values and shame, creates snobbery. The novel “Sosimin”coolly captures how the age of social change, in which food and living dominated all other values, created snobbery and how they became the mainstream of the times by rationalizing their snobbery. Thus, “Sosimin” was able to become an archaeological exploration and clinical report on the birth of snobs as a unique human form of modern Korea created by disruptive modernization. The novel “Sosimin” will then present a primitive scene in which the “age of snob” originates from the 1960s to the 1970s to the peak of the post-IMF era. This is the present significance of the “Sosimin” as the archaeology of the sn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