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정신분석의 도입과 근대적 공포 코드의 전환 : 이청준 소설의 ‘정신병자’와 정신분석 치료의 충돌을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한국문학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공포’가 바로 정신분석의 도입과 함께 본격문학의 정신병으로 귀환하였음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정신분석 비평으로 논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신분석’의 도입 자체, 혹은 ‘정신의학’의 도입과정과 문학의 연관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텍스트 내의 인물들을 정신분석하며 비평하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사회문화적 담론의 지형 안에서 정신분석(정신의학)의 도입이 어떻게 문학에 들어가서 한국 ‘공포’의 계보를 잇게 되었는지에 주목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제강점기까지의 ‘장화홍련’으로 대표되던 여성 원귀의 자리를 차지하는 공포대상이 1950년대를 거치고 1960년대가 되면 ‘정신병자’로 옮아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1960년대 ‘정신병자’는 금기와 격리의 대상이었고, 이들이 공포 코드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 2000년대가 되어서이다. 그만큼 1960년대 정신병과 정신병원은 사람들에게 거부, 금기, 억압의 대상이었다.
1960년대 한국문학에서 공포소설 장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개인의 억압된 것이 회귀하는 정신분석과 사회적 원인으로 공포에 시달리는 정신병 환자 사이의 충돌 때문이다. 따라서 1960년대 ‘공포’는 오히려 본격문학 쪽에서 종종 정신병을 앓고 있거나 이상 징후를 보이는 인물들에게서 엿볼 수 있다. 정신분석은 ‘정신의학’과 함께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수용되기 시작한다. 1960년대 문학 연구자들이 이청준, 최인훈, 서정인, 김승옥과 같은 1960년대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할 때 ‘정신분석’ 비평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은 ‘정신병’, ‘신경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인물들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1956년 프로이트의 죽음을 맞아 1960년대 본격적으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정신분석이 한국문학에 개입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 정신분석 혹은 정신병 환자로 지목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공포의 대상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해방 후 전쟁을 겪고 1960년대 들어서면서 문학의 장르에서 ‘공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정신분석’의 영향 때문이라 보고, 공포가 겉으로 표출되지 않고 죄의식과 같은 무의식이라든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증상 등으로 숨겨져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이청준의 「퇴원」(1965), 「소문의 벽」(1971), 「황홀한 실종」(1976), 「조만득씨」(1980) 등 정신병원 환자가 등장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Abstract
This study discusses how fear was formed and developed in Korean literature, and attempts to clarify that the genre of "fear fiction" in Korean literature was weak because it was suppressed in the opposition to authentic literature. Therefore, as the second subject of this study, I would like to analyze the return of psychosis in real literature with the introduction of psychoanalysis at the time when 'fear' seemed to disappear in Korean literature. In this study, we will focus on the introduction of “psycho analysis”, or the process of introducing “psycho medicine” and literature, from the methods discussed so far in psychoanalytic criticism.
This will focus on how the introduction of psychoanalysis (psycho medicine) into the literature and the lineage of Korean "horror" has emerged from the existing researches that criticized and criticized the characters in the text. Therefore, this study presupposes that the horror object occupying the position of women's aristocratic who was represented by 'Janghua Honglian' until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moved to 'mental man' in 1950s and 1960s. In the 1960s, however, the "psychiatric" were subject to taboos and quarantines, and they began to emerge as horror codes since the 1990s and 2000s. In the 1960s, psychosis and asylum were objects of rejection, taboo, and oppression.
As Freud's death in 1956, Freud's psychoanalysis began to be introduced in the 1960s, I want to show that I am deeply involved in Korean literature. Being pointed out as a psychoanalyst or psychotic patient at the time of its introduction could itself be a terror. This study considers that the phenomenon of 'fear' disappeared from the genre of literature during the war after liberation and in the 1960s is due to the influence of 'mental analysis'. I want to show that it is hidden by symptoms that I can't. Lee Cheong-jun's Discharge (1965), The Wall of Rumors (1971), Missing Miss (1976), Cho Mandeuk (1980) I will focus on the works of the patients with mental hospitals.
Keywords:
1960s, Psychoanalysis, Psychoanalysis Therapy, Lee Chung-jun, Flashlight, Fear, Psychosis, Neurosis, Psychiatric Hospital, Psychiatry, Statement Phobia, Normal, Abnormal, Isolation, Discharge, Wall of Rumors, Missing Miss, Cho Mandeuk키워드:
1960년대, 정신분석, 정신분석 치료, 이청준, 전짓불, 공포, 공포 코드, 정신병, 신경증, 정신병원, 정신의학, 진술 공포증, 정상, 비정상, 격리, 퇴원, 소문의 벽, 황홀한 실종, 조만득씨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7S1A5A2A0102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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