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문학의 미학적 정치성 : 질서의 세계와 불화하는 서사들
초록
본 연구는 4.19세대의 참여문학이 한국현대문학과 현실 사회에 끼친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미학적 진보를 통해 정치적 진보를 함께 도모하려는 감성론의 차원에서 1960년대 문학의 정치성을 새롭게 논의해보고자 하였다. 자크 랑시에르에 의하면 미학적 질문은 정치적 질문이며, 공통세계를 편성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된다. 1960년대 문학은 혁명이후의 산물로서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문학적(정치적) 질문들을 활발히 쏟아내던 때였으므로 랑시에르적 ‘정치’에 대한 가장 강한 의식을 내장하고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4.19 시위 현장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박태순의 「무너진 극장」, 한일회담 반대시위에서의 기억을 진술하며 4.19세대의 자의식을 노출하는 이청준의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동백림 간첩단사건에 연루된 유년의 친구에 대한 태도에서 촉발된 박순녀의 「어떤 파리」, 이 세 작품이 1960년대적 문학의 정치를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장면들이라 판단하고 분석해보았다.
일 년 씩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창작된 세 작품은 1967~69년의 현실, 일련의 간첩단 사건과 반공법 강화의 과정을 거치며 장기집권의 포석을 마련해가는 5.16 세력의 치안 논리에 대응하는 방식들이었다. 박태순이 5.16의 치안 질서 유지에 연루를 의심하는 윤리 감각으로 4.19 당시의 정치 논리를 민주주의적 글쓰기로 기억하려 했다면, 이청준은 1960년대 후반 사회의 변동을 정치 권력의 경색화, 문학의 상업주의, 문단의 제도화라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진단하고, 4.19세대의 새로운 문학으로 일체의 치안 논리에 감성적 단절을 초래하며 공동체에 개입하려 했다. 박순녀는 반공주의와 남성 지식인의 공적 언어로 축조된 질서의 세계에 사랑의 사적 감정과 여성과 아이들의 언어로 대처하며 치안 질서를 효력 정지시키는 미학적 정치를 구현해내었다. 이와 같이 본고는 5.16 이후의 치안 질서에 불화하고 단절함으로써 문학으로 공동체에 개입하는 작품들을 통해 1960년대 문학의 미학적 정치성을 규명해보았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s on the fact that the participating literature of 4.19 generation has a great influence on Korean modern literature and the real society. A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iscuss the politics of literature in the 1960s in terms of aesthetics to promote political progress through aesthetic progress. According to Jacques Ranciere, aesthetic questions are political questions and questions about organizing a common world. Korean literature in the 1960s was a post-revolutionary product, actively pouring out literary(political) questions for new communities. In this regard, I have paid attention to Park Tae-soon's “Collapsed Theater” reconstructing the 4.19 demonstration site, and Lee Chung-joon's “Unwritten Autobiography” revealing the 4.19 generation's self-consciousness, Park Soon-nyo's “A Certain Paris” inspired by a friend involved in the Dongbaeglim spies case. I have analyzed and judged that these three works are important scenes that can discuss politics of Korean literature in the 1960s.
The three works created side by side for one year were the methods corresponding to the reality of 1967-68. It was to respond to the 5.16 forces' security logic that provided the basis for a long-term ruling through a series of spies and anti-communist processes. First of all, Park Tae-Soon felt some kind of responsibility for the order of security of 5.16 as an ready generation and tried to remember the political logic of 4.19 as democratic writing. Secondly, Lee Chung-joon diagnosed the change of society in the late 1960s as a complex phenomenon of political power and literary power. He attempted to intervene in the community, causing emotional breaks in the logic of security as a new literature of 4.19 generation. Lastly, Park Soon-nyo tried to stop the high order of police order, which was built with anti-communism and the official language of male intellectuals by dealing with the personal feelings of love and the language of women and children. As a result, this study examined the aesthetic politics of literature in the 1960s through works intervening in the community as literature by disagreement with the order of security after 5.16.
Keywords:
1960s literature, aesthetic politics, Park Tae-soon, Lee Chung-joon, Park Soon-nyo, police order, dissensus, demos, 4.19 generation, love키워드:
1960년대 문학, 미학적 정치성, 박태순, 이청준, 박순녀, 치안 질서, 불화, 인민, 4.19세대, 사랑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5A2A02926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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