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3, pp.581-616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1
Received 01 Sep 2021 Revised 13 Sep 2021 Accepted 14 Sep 2021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1.09.83.581

1960년대 유토피아의 지향과 균열 『완전사회』

최애순**
**계명대학교 타불라라사 칼리지 조교수
The Orientation and Crack of Utopia in the 1960s, Perfect Society
Choi, Ae-Soon**

초록

『완전사회』는 과학소설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읽히는 면모보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선점하려는 욕망을 드러내는 논쟁의 산물로 기능한다. 1960년대 본격문학과 장르문학, 성인문학과 아동·청소년 문학이라는 대립 논쟁의 틈바구니에 끼인 과정의 산물이자 표상이라 볼 수 있다. 『완전사회』는 작품 내용과는 별개로 작품 자체가 불러온 ‘본격’ 혹은 ‘최초’의 논쟁에 휩싸여서 그 자체로 1960년대 남한의 대립 사회의 증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소설 내용보다 이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페미니즘 담론을 통해 한 시대를 대변했다면, 『완전사회』역시 이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본격과 최초의 논쟁과 과학소설 및 페미니즘 담론을 통해 1960년대 대립 구도의 사회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완전사회』는 이 작품을 둘러싼 대립 논쟁과 작품 안에서 제시된 미래 대립 사회를 통해 1960년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상과 비정상, 건강과 허약, 건전과 불량 등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로 점철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과학소설사에서 『완전사회』는 해방 이후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장르문학) 사이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가 얼마나 견고했었는지를 온몸을 불살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윤성의 『완전사회』 이후 한국에서 창작 SF의 등장은 복거일의 대체역사소설 『비명을 찾아서』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낯선 독법임에도 발표되자마자 문단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과 달리, 문윤성의 『완전사회』는 문단에서는 언급이 전혀 없다. 이처럼 『완전사회』는 작품 자체로 본격문단과 장르문학과의 대립을 보여줌으로써, 당대 사회에 만연했던 대립과 갈등의 골을 증명한다. 본 논문에서는 작품 내에서도 당대 사회에 만연한 대립과 갈등의 요소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통해 대립과 갈등의 대안 방식의 하나로 제시되는 유토피아 역시 해결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한다. 문윤성은 국민 만들기로 제시되는 ‘표준’, ‘정상’이라는 수치에 맞추어 경계를 나누고 선진국 대열로 들어서기 위해 구축하고자 한 완전사회가 언제 균열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임을 남성과 여성의 극단적인 대립 알레고리로 보여준다.

유토피아 소설은 늘 그렇듯 현실비판이나 현실부정을 딛고 탄생한다. 그러나 여인공화국이 진정한 유토피아가 아니라 불완전한 독재 시스템으로 성적 욕망을 국가가 통제하는 최악의 법으로 유지되는 사회라는 디스토피아적 시선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유토피아가 모든 이에게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완전사회』는 유토피아가 누군가의 욕망이나 정치적 의도를 담보로 또 다른 누군가의 욕망은 배제한 채 건설된다는 의미에서, 이미 균열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본질을 안고 있음을 짚어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Abstract

Perfect Society functions as a product of a debate that reveals the desire to preoccupy the title of 'first' among researchers, rather than the aspect that it is fun to read by readers of science fiction. It can be seen as a product and representation of a process that was caught in the midst of the confrontational debate between full-fledged literature and genre literature, adult literature and children's and youth literature in the 1960s. Independent of the content of the work, Perfect Society can be seen as a testament to the confrontational society of South Korea in the 1960s in itself as it is caught up in the controversy over the ‘real’ or ‘first’ that the work itself evoked. If Kim Ji-Young Born in 1982 represented an era through the feminist discourse surrounding this novel rather than the content of the novel, Perfect Society also confronted the 1960s through the full-scale and first controversy surrounding this novel, science fiction and feminist discourse. It can be said that it showed an old-fashioned society.

Through the confrontational debate surrounding this work and the future confrontational society presented in the work, Perfect Society indirectly shows how our society in the 1960s was occupied with dichotomous oppositional structures such as normal and abnormal, health and infirmity, and good and bad. In particular, it is not an exaggeration to say that Perfect Society in the history of Korean science fiction burns down how strong the dichotomy between authentic literature and popular literature (genre literature) has been since liberation. The emergence of creative science fiction in Korea after Moon Yun-seong's Perfect Society had to wait a long time until Bok Go-il's alternative historical novel In Search of the Epitaph. Unlike Bok Go-il's In Search of the Epitaph, which aroused interest in the paragraph as soon as it was published despite its unfamiliar reading method, Yunseong Moon's Perfect Society is not mentioned in the paragraph at all. As such, Perfect Society proves the point of conflict and conflict that was prevalent in the society of the time by showing the opposition between the full-fledged literary and genre literature as a work itself.

In this paper, we see that the elements of opposition and conflict that prevailed in the contemporary society are fully revealed in the work, and through it, we try to show that utopia, which is presented as an alternative method of confrontation and conflict, is also not a solution. Utopia novels, as always, are born by overcoming criticism or denial of reality. However, in that the Republic of Women is not a true utopia, but a dystopian society in which sexual desire is maintained as the worst law governed by the state through an imperfect dictatorship system, it can be seen that utopia does not bring happiness to everyone. Perfect Society is meaningful in that it points out that a utopia already has an inherent nature that can only be broken in the sense that it is built with someone's desire or political intention as collateral and excluding someone else's desire.

Keywords:

Perfect Society, Ideal Society, Future, Utopia, Women's Republic, Physical Examination, Body, Control, Social Confrontation

키워드:

『완전사회』, 이상사회, 미래, 유토피아, 여인공화국, 신체검사, , 통제, 사회 대립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년 계명대학교 비사연구기금으로 이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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