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휘 소설에 나타난 연대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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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작가 선우휘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반공주의’나 ‘행동적 휴머니즘’ 등으로 분석되어 왔다. 이러한 인식은 1950년대 이후 한국 문학사에서 지속적으로 통용되어 온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반공주의와 작가 선우휘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강력한 등가성 이상의 것이 다양하게 모색될 필요가 있다.
선우휘는 1957년 「불꽃」을 『문학예술』에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제2회 동인문학상까지 수상하며 전후 문단의 인기 작가로 단숨에 발돋움했다. 이후 1950년대 문단의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 선우휘는 전후 문학사의 중요한 일원으로 꼽힌다. 따라서 그의 정신사적 지향점을 다양하게 고찰하는 것은 한국의 전후 문단 이해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고에서는 기존의 논의에서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사이를 오갔던 선우휘의 의식 기반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와 관련해 특히 ‘연대’(solidarity)의 개념과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고찰하였다. 선우휘의 작품들은 분단사회의 특수성과 월남작가로서의 고통을 함께 드러내면서, 독특한 연대 인식들을 표출한다. 이에 따라 월남민으로서의 자각이 당시 남한 사회에서 어떠한 독특한 연대 인식을 형상화하였는가를 파악하고 구체적 유형을 분석하였다
우선 강렬한 가족주의를 통한 감정적 연대의 추구와 이데올로기적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가족애와 반공주의의 관계에 대해 작가 선우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선우휘가 평생 강조했던 지역주의, 즉 서북 지역 출신 평안도 사람으로서의 자각과 관련한 연대 의식이 그의 작품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고찰하였다. 반공주의 못지않게 지역주의의 영향력은 작가 선우휘에게 강력한 것이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지역주의가 작동하는 방식과, 남한 사회에서의 삶의 결과가 드러낸 간극을 작가가 인식하는 태도이다. 그것은 자본을 매개로 하여 지역주의 연대의 균열 지점을 서글프게 쫓아가는 방식으로 형상화된다.
본고에서는 선우휘의 작품에 나타난 연대의 성격과 작가의식의 연관성을 밝히고, 이를 통해 다른 전후 작가들과의 차이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공주의 및 휴머니즘을 둘러싸고 긍정적ㆍ부정적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뉘어온 선우휘에 대해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선 분석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bstract
Novels written by a writer Seonu Hwi have been mostly analyzed as ‘anti-communism’ or ‘action humanism.’ This perception has been broadly accepted in the history of Korean literature since the 1950s, and few attempts have been made to deviate from this viewpoint. Seonu Hwi received Dongin Literary Award for his novel 「Bulggot(Flame)」 published in 1957, and instantly became a popular writer and a key figure in literature in the post-war era. A more diversified analysis of his novels would help to overcome simplistic understanding of the post-war literature
This article investigates the foundations of Seonu Hwi’s ethics that oscillated between individualism and communalism as shown in earlier discussions over his work. In particular, the focus was put on ‘solidarity.’ His writings revealed peculiarity of a divided country and his personal pain as a defector from North Korea, and as such, they express a unique sense of solidarity. This article examines how people’s self-awareness as a defector from North Korea formed unique sense of solidarity in South Korea, and analyzes specific types of such solidarity
First, the pursuit of emotional solidarity through strong familism and its relationship with ideology is examined. Seonu Hwi expressed concerns over a relationship between family affection and anti-communism in his own way. Additionally, it is examined how the writer’s lifelong emphasis on regionalism, self-awareness as someone from Northwestern part of the peninsula, and consequent sense of solidarity affected his writing. For the writer, regionalism had as much influence as anti-communism on his work. Here what is important is how the writer perceived the operating mechanism of regionalism and the chasm in the actual outcomes of living in South Korea. It is described as a sad pursuit of spots where regionalism-based solidarity cracks through the medium of capital
This article elucidates nature of solidarity shown in Seonu Hwi’s writings and its relationship to the writer’s ethics, and based on this, attempts to show differences with other post-war writers. The objective is to explore a possibility of an analysis over Seonu Hwi’s writing, beyond the prevalent dichotomous thinking, for whom both positive and negative criticisms have been extreme compared to other writers, over the writer’s anti-communism and humanism
Keywords:
Seonu Hwi, Solidarity, Anti-communism, Familism, Regionalism, Emotional Solidarity, Capital, Crack키워드:
선우휘, 연대, 반공, 가족주의, 지역주의, 감정적 연대, 자본, 균열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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