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말 전시총동원 체제와 조선문학 : 이광수의 문학과 논설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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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민지 말 전시총동원 체제 하 식민지 조선인들의 삶의 조건들이 재편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식민지 조선’을 관통하고 있었던 체제의 실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으로 촉발된 비상시는 제국-식민지 체제를 유지·존속해왔던 차별적 구조를 철폐하고 내지 일본인과 식민지 조선인이 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내선일체의 이념을 통해 아브젝트들로서의 식민지 조선인에게 거부되거나 배제된 상태가 아닌, 포섭되거나 통합된 상태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천황의 적자로서 전쟁에 나가 죽어야 할 책무를 부과 받았을 때, 이 아브젝트들은 기꺼이 그 책무를 받아들여 제국의 식민지인으로서 내쫓긴 자의 위치에 머무는 것이 아닌 신민(=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광수는 전시총동원 체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이러한 내러티브들을 구축하는 것을 통해 식민지인이라는 차별적 위상을 벗어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를 제국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제국-식민지 체제가 부여한 특권을 갖는 주체의 자리를 박탈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제든 타자의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발생시킨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구분이 무화되는 순간 제국과 식민지의 경계는 사라지고, 제국-식민지 체제는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인에게는 오직 전쟁에 나가 죽을 권리만 부여되었다. 이처럼 식민지 문학이 제국-식민지 체제의 질서와 문법을 되비추는 거울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20세기 전반 한국문학을 근대문학=민족문학이라는 관점이 아닌 ‘식민지 문학’으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Abstract
The conditions of human life were reorganized by the wartimegeneral mobilization system in the late of the Japanese colonialPeriod.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look at Korean literature in the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as ‘colonial literature’ rather than modernliterature=national literature. In an emergency triggered by war, thediscriminatory structure that has maintained and sustained theempire-colonial regime was abolished. And suggested that theimperial Japanese and colonial Joseon should be unified. Throughthis, they opened the way to ask for the condition of being captured,not excluded by the colonial Joseons as the abjects. And when theywere imposed an obligation to go to war and die, these abjects werewilling to accept it. Through this, it became possible to demand theright as a nation instead of staying in the position of the exiled as acolonizer. Lee, Kwang-su actively cooperated with the regime andtried to escape the discriminatory status of the colonial by building upthese narratives. However, from the perspective of the imperialJapanese, it is deprived of the authority of the empire-colonial regime.When the distinction between the Japanese and the Joseon is nullified,the boundary between the empire and the colonies disappears and theempire-colonial regime collapses. So the Joseon were given only theright to go to war and die. It is worth noting that colonial literaturefunctions as a mirror reflecting the order and grammar of theempire-colonial regime. Considering this, we can not but consider thepositivity of the system that has been through ‘colonial Joseon’.
Keywords:
empire-colonial regime, wartime general mobilization system, Joseon literature, national literature, colonial literature, Lee, Kwang-su, abjection키워드:
제국-식민지 체제, 전시총동원 체제, 조선문학, 민족문학, 식민지 문학, 이광수, 아브젝시옹Acknowledgments
이 글은 2017년 5월 20일 한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제51회 한국현대소설학회 전국 학술대회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발표한 글을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한 것이다. 토론을 맡아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경기대학교 김경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익명의 심사위원들로부터 냉엄한 지적을 받았으나, 필자가 과문한 탓에 해당 내용을 모두 수정·반영하지 못했다. 추후 논의를 통해 보완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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