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 No. 66, pp.99-137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7
Received 20 Apr 2017 Reviewed 08 Jun 2017 Accepted 10 Jun 2017 Revised 19 Jun 2017
DOI: https://doi.org/10.20483/JKFR.2017.06.66.99

분단 기억의 이중적 소환과 가족의 구성 : 김원일의 『노을』을 중심으로

마혜정*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Double-sided summons of divided memory and family composition : Focused on Kim Won Il’s 『An Evening Glow』
Ma, Hye-Jeong*

초록

이 글의 목적은 김원일의 『노을』을 중심으로 가족 서사적 특성과 분단 기억을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이중적 기억 층위의 의미를 논의하는 데 있다. 작가는 『노을』에서 소년 시점을 활용해 혈연과 이념을 분리함으로써 아버지를 소환하고 서사적 현재의 공간에 그의 이름을 복원시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화자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현재의 상황에서 통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시킨다. 소년 화자에게서만 발화되는 ‘빨갱이’와 ‘백정’이라는 언표, ‘자유를 사랑하는’ ‘한 형제’인 ‘공산주의자’, 그리고 ‘핏줄로서의’ 아버지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성인 화자가 당초 드러내지 못했던 ‘빨갱이’ 아버지라는 억압의 정체, 즉 반기억을 가리기 위해 자리바꿈한 형상들이다. 이렇게 소년 시점에서 진행되는 2‧4‧6장 역시 통용기억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면 그 밑면에 자리한 심층기억의 형태는 다른 곳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그 실마리가 소년 갑수가 ‘빨갱이’ 아버지를 발견하기 전에 이미 포석되어 있던 사실에 있다고 보았다. 소년 갑수는 가족의 완전체를 꿈꾸며 ‘빨갱이 짓’을 가족의 해체와 동의어로 삼는데, 이 같은 소년의 시점은 현실 사회의 억압 기제인 이념 대립을 무화시킬 유일한 도구로 가족을 설정하고 있는 성인 갑수 의식의 은유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갑수의 가족애는 작가 의지의 상상적 재현이면서 작가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본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애를 통해 모든 현실적 문제를 뛰어넘으려던 갑수의 의지는 결국 가족을 보위하기 위해서 스스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무기 삼음으로써 가족애 자체의 가치 몰락을 야기한다. 이는 노인 배도수가 부여받은 가치의 비중에 의해 뒷받침된다. 갑수가 그토록 원하던 가족적 전형이 배도수의 현재 삶에 현시됨으로써 배도수는 갑수의 상징적 아버지가 되고 갑수의 아버지는 다시 한 번 그의 자리를 잃는다. 결국 ‘핏줄로서의’ 아버지는 소환되었을 뿐 복원되었다고 할 수 없다. 정작 복원된 것은 아버지의 자리일 뿐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writing is to discuss the meaning of the dual memory level shown in the image construction of the family narrative characteristics and divided memory by focusing on Kim Won Il’s 『An Evening Glow』. Using the boy’s point of view in 『An Evening Glow』, the author attempts to summon the father and restore the father’s name in the narrative current space by separating blood relations and ideology. During this process, the boy speaker transforms memory of his father in a form which can be common in the current situation. Statements only by the boy speaker, such as “red and butcher”, “loving freedom” “a brother” which is “a communist“, and the father as a ”blood relative“ are applicable. Chapters 2,4,6, which is undertaken in the boy’s point of view, is an image construction as a method for showing common memory. If so, we must find the deep memory form positioned in the bottom in another place. Here, it seems that the clue is already laid out before the boy Gapsu discovered his ‘Red’ father. The boy Gapsu dreams of a perfect family and the ‘Red actions’ is made as a synonym for family break up. This kind of boy’s point of view can be a gentle method of the adult Gapsu’s conscious that sets up the family as the only tool that nihilates ideological conflict, which is a repressing mechanism of real society. However, Gapsu’s will, which tries to overcome all real problems through family affection, brings about the value collapse of family affection by making the self dominant ideology for protecting the family as a weapon. This is supported according to the value weighting granted to the elderly Bae Do Soo. It is granted up to the exaggerated meaning of god’s selection according to the self will of the adult Gapsu, and it transforms all the greatest wishes of the family who have experienced the pain of separation into an ideal personified character. Bae Do Soo becomes the symbolic father to Gapsu as Bae Do Soo’s current life displays the model family desperately wanted by Gapsu and Gapsu’s father again loses his place. Consequently, the ‘blood relation’ father is only summoned and we cannot say that it is restored. In reality, only the father’s place is restored.

Keywords:

Kim Won Il, 『An Evening Glow』, divided memory, family, family affection, common memory, deep memory

키워드:

김원일, 노을, 분단 기억, 가족, 가족애, 통용기억, 심층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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