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븰쉶 쉶移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No. 80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0, pp. 5-34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0
Received 28 Nov 2020 Revised 10 Dec 2020 Accepted 11 Dec 2020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0.12.80.005

박완서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우리집’의 공간성과 주체 모색의 정치성
김근호**
**전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The Spatiality of ‘Our House’ and the Politics of Searching for Subject in Park Wan-seo’s Novel “The Year of Bad Harvest of the City”
Kim, Keun-Ho**

초록

박완서 『도시의 흉년』은 1970년대 박완서 소설세계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방전후,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를 연결지으며 통시적인 연결고리 속에서 한국적 근대와 성장 이데올로기의 정체성을 비판적 시선으로 그려내면서도 산업화 시대의 경제문제와 함께 정치권력과의 결탁과 그 문제를 표상해낸다. 그러한 문제는 ‘우리집’의 공간적 특성으로 형상화되고 있는데, 이는 1인칭 주인공 화자 ‘지수연’의 시선과 서술로 매개되어 잘 나타난다.

우선 지수연의 시선에 비친, 서울의 돈암동에 홀로 우뚝 선 우리집은 물질적으로는 부족할 것 없이 풍요롭지만 정신적 가치가 비어있다. 『도시의 흉년』에서 우리집의 비어있음은 그 역사적 기원이 있는데, 한국전쟁이 결정적인 계기로서 그 무렵 김복실 여사의 빈집 도둑질이 바로 ‘우리집’을 가능하게 한 원인인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70년대의 우리집 역시 도둑질의 대상이 돼버리고 만다. 궁극적으로 비어있음이 우리집의 본질이고 또 그러한 상황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집의 운명인 셈이다. 다음으로 우리집에 대한 지수연의 역할과 관련하여 검토해보면, 우리집은 고립되어있지만 동시에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는 모순적 종합을 보인다. 이는 지수연의 성격화와 관련이 깊은데, 그녀는 홀로 외로우면서도 또 주변 인물들과의 연결책이 되어 온갖 사건의 주동자가 되기도 하고 깊은 관찰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 결과 그녀는 우리집이 주변의 여러 공간과 맺는 관계성을 이룩하고 또 상호 모순적인 양가성을 종합해낸다. 마지막으로 지수연은 매우 오랜 기간 살아온 우리집에 대한 장소애가 없거나 장소애를 버리려고 하지만 또한 장소애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를 보면 지수연에게 우리집의 공간적 성격이란 궁극적으로 탈장소적 정체성과 장소애적 주체성이 혼융된 상태라 정리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한국적 근대에 서린 정치경제학적 욕망의 역사적 전개와 그것을 공간화한 우리집은 흉년(凶年)으로 표상된다. 그러한 우리집의 공간성을 온몸으로 매개하는 지수연은 구주현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모순된 마음의 혼란에 대한 돌파구를 예술적 자유에서 찾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바로 그러한 측면에서 이 작품은 70년대 개발독재 시대의 닫힌 상황을 돌파해나가려는 미적 열정을 구현함으로써 주체 모색의 정치성을 형상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Abstract

Park Wan-seo’s “The Year of Bad Harvest of the City” is the most representative and comprehensive work of Park Wan-seo’s novel world in the 1970s. It depicts the identity of Korean modernity and growth ideology with a critical eye in the context of a common link between before and after liberation, the Korean War, and industrialization. And it represents the collusion with political power along with economic issues in the industrial age. Such a problem is characterized by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our house, which is mediated by the gaze and the narration of the first-person main speaker character, Ji Su-yeon.

First of all, our house, which stands alone in Donam-dong, Seoul, reflected in Ji Su-yeon’s eyes, is rich in materiality, but has an empty spiritual value. In “The Year of Bad Harvest of the City” the emptiness of our house has its historical origin, stealing empty houses by Mrs. Kim Bok-sil at that time generates ‘our house’. Ironically, our house in the ’70s also becomes the object of theft. Ultimately, the emptiness is the essence of our house, and it is fate to reach such a situation. Next, when I examined the role of Ji Su-yeon in our house, I can find a contradictory synthesis that our house is isolated but also an open space. This is deeply related to the characterization of Ji Soo-yeon, which is lonely alone and also a link to the people around her, becoming the main driver of all kinds of events and acting as a deep observer. As a result, She establishes relationships with various spaces around our house and synthesizes two mutually contradictory ambivalent values. Finally, Ji Su-yeon has a contradictory attitude of not having a love of place or trying to abandon love of place for our house where she has lived for a very long time. From further discussion, I can reach a conclusion that the spatiality of our house to Ji Soo-yeon is ultimately a mixed state of the free-place identity and topophilia-subjectivity.

In this work “The Year of Bad Harvest of the City”, 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political-economic desires in the Korean modern era and our house which spatialized them are represented as a year of bad harvest. Ji Soo-yeon who mediated the spatiality of our house appears to find a breakthrough of artistic freedom in the process of showing her love for Koo Joo-hyun. In that sense, this novel embodies the politics of searching for the subjectivity based on an aesthetic passion, to break through the closed situation of the developmental dictatorship in 1970s.


Keywords: Park Wan-seo, The Year of Bad Harvest of the City, our house, spatiality, place, contradictory synthesis, free-place identity, topophilia-subjectivity, artistic freedom, politics
키워드: 박완서, 도시의 흉년, 우리집, 공간성, 장소, 모순적 종합, 탈장소적 정체성, 장소애적 주체성, 예술적 자유, 정치성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제58회 한국현대소설학회 전국학술대회(2020년 11월 28일(토), 온라인 학술대회(ZOOM))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당시 학술대회에서 토론을 맡아 논문을 다듬는 데 도움을 준 오자은 선생님(덕성여대)께 감사드린다.


1. 기본자료 References
1. 박완서, 『도시의 흉년(1부)』, 문학사상사, 1977.
2. 박완서, 『도시의 흉년(2부)』, 문학사상사, 1977.
3. 박완서, 『도시의 흉년(3부)』, 문학사상사, 1979.

2. 단행본
4. 김윤정, 『박완서 소설의 젠더 의식 연구』, 역락, 2013.
5. 박완서, 『도시의 흉년(상)』, 문학사상사, 1985.
6. 박완서, 『도시의 흉년(하)』, 문학사상사, 1985.
7. 박완서, 『도시의 흉년(상)』, 세계사, 1993.
8. 박완서, 『도시의 흉년(하)』, 세계사, 1993.
9. 박완서 외, 『우리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 웅진닷컴, 2002.
10. 이선미, 『박완서 소설 연구: 분단의 시대경험과 소설의 형식』, 깊은샘, 2004.
11. 가스통 바슐라르, 곽광수 역, 『공간의 시학』, 민음사, 1990.
12. 도린 매시, 박경환 외 역, 『공간을 위하여』, 심산, 2016.
13. 오토 프리드리히 볼노, 이기숙 역, 『인간과 공간』, 에코리브르, 2011.
14. 에드워드 렐프, 김덕현·김현주·심승희 공역, 『장소와 장소상실』, 논형, 2005.
15. 이-푸 투안, 구동회·심승희 공역, 『공간과 장소』, 대윤, 2005.
16. H. 포터 애벗, 우찬제 외 역, 『서사학 강의: 이야기에 대한 모든 것』, 문학과지성사, 2010.

3. 논문 및 기타
17. 강인숙,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도시의 양상(3):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70년대의 서울」, 『인문과학논총』 제16집, 건국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84, 51-75면.
18. 구번일, 「여성주의 시각에서 본 ‘집’의 의미 연구: 박완서, 오정희, 배수아를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2.
19. 권영빈, 「박완서 소설의 젠더지리학적 고찰」, 동아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0.
20. 김문정,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여성상과 중산층의 형성」, 『한국문학연구』 제49집,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2015, 190-218면.
21. 김세나, 「박완서 소설의 여성적 주체 양상 연구」,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8.
22. 김영미, 「박완서 문학의 ‘저자성’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9.
23. 김은경,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비판 양상: <도시의 흉년>을 중심으로」, 『국어국문학』 제155집, 국어국문학회, 2010, 249-274면.
24. 김은하, 「비밀과 거짓말, 폭로와 발설의 쾌락」, 『여성문학연구』 제26호, 한국여성문학학회, 2011, 299-330면.
25. 박지은,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집’의 상징성」, 중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9.
26. 배경렬,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현실비판의식」, 『한국사상과 문화』 제62집, 한국사상문화학회, 2012, 119-143면.
27. 신정숙, 「‘꼽추춤’의 미학: 박완서 소설의 불구적 남녀관계를 중심으로」, 『춘원연구학보』 제12집, 춘원연구학회, 2018, 229-258면.
28. 신현순, 「박완서 소설의 서사공간 연구」, 목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8.
29. 오자은,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중산층의 정체성 형상화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7.
30. 우현주, 「박완서 소설의 환대 양상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31. 이경, 「잠의 척력을 중심으로 『도시의 흉년』 읽기」, 『코기토』 제89집,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19, 69-102면.
32. 이은영, 「1970년대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중산층 여성의 망탈리테 연구: 『휘청거리는 오후』와 『도시의 흉년』을 중심으로」, 『여성문학연구』 제45호, 한국여성문학학회, 2018, 228-257면.
33. 이화진, 「박완서 소설의 대중성과 서사전략: 『휘청거리는 오후』와 『도시의 흉년』을 중심으로」, 『반교어문연구』 제22집, 반교어문학회, 2007, 287-312면.
34. 정혜경, 「1970년대 박완서 장편소설에 나타난 ‘양옥집’ 표상: 『휘청거리는 오후』와 『도시의 흉년』을 중심으로」, 『대중서사연구』 제17권 1호, 대중서사학회, 2010, 71-91면.
35. 정미숙, 「탈주의 서사: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 『문창어문논집』 제35호, 문창어문학회, 1998, 317-332면.
36. 주민재, 「둔감함에 대한 내면적 성찰과 구획된 공간의 폭력성」, 『한국문예비평연구』 제56집,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2017, 107-135면.
37. 최병두, 「장소의 역사와 비판적 공간이론」, 『로컬의 문화지형(로컬리티 연구총서4)』, 혜안, 2010.
38. 최선영,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가부장제, 자본주의 양상과 극복의 가능성」, 『현대소설연구』 제51호, 한국현대소설학회, 2012, 431-455면.
39. 채희영,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나’의 관계 양상 연구」, 『현대소설연구』 제79호, 한국현대소설학회, 2018, 347-36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