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응 소설과 “불구자” : 절망을 체현하는 힘의 수사학
초록
이 글은 최태응(1916-1998) 소설의 ‘불구자’ 형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그 구체적 의의를 구명해 보기 위해 쓰였다. 오래도록 관절염과 함께 살았던 최태응은 불구자라는 자의식을 여러 소설에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함으로써, 손상/장애를 체현한 이들의 고유한 존재론을 창안했다. 이에 이 글은 절망과 힘이 동시에 새겨져 있는 몸과 삶이야말로, 최태응 소설의 핵심 축이라는 사실을 힘주어 말하고자 했다. 의존과 돌봄이 인간 삶의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치유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사유하며, 질병 서사를 읽는 일과 쓰는 일의 역능을 시사하는 작품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소설은 최태응 개인의 몸과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는 고투의 기록인 동시에, 손상/장애를 향한 윤리적 인식을 새롭게 요청하고 있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 글은 이러한 최태응 소설이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과의 우연한 연결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현재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나아가 그간의 독법들의 외연을 일찍이 스스로 넓혀 왔음을 논하고자 했다.
Abstract
This article pays special attention to the figure of the crip in the novels of Choi Tae-eung (1916-1998) and aims to elucidate its specific significance. Choi, who lived with arthritis for many years, represented the self-consciousness of crip in various ways in his novels, creating a unique ontology of people who embody impairments/disabilities. This article aims to emphasize that the body and life, inscribed with despair and strength at the same time, are the core axis of Choi’s novels. The works under discussion are those that assert the fact that dependence and care are fundamental conditions of human life, critically consider the ideology of cure, and suggest the power of reading and writing illness narratives. These novels are significant not only as records of Choi’s struggles with his own body and life, but also as texts that call for a renewed ethical awareness of impairments/disabilities. This article aims to discuss that Choi’s novels retain a nowness that allows for accidental connections with many people even today, and that they have expanded the boundaries of reading methods early on.
Keywords:
Choi Tae-eung, Crip, Impairment/Disability, Despair, Power, Dependence, Care, Cure, Illness Narrative키워드:
최태응, 불구자, 손상/장애, 절망, 힘, 의존, 돌봄, 치유, 질병 서사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현대소설학회 2023년 제64회 전국학술대회(2023.12.15)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보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