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일의 연작소설에 나타난 알레고리적 상상력 고찰 : 「무쇠탈」, 「임꺽정」, 「통일절 소묘」 연작을 중심으로
초록
이 글은 ‘1970년대 대표 작가’로 회자되는 조해일의 연작소설이 1970~80년대 정치 사회적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적 상상력을 내포하고 있음을 주목하여, 구체적 분석을 진행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연작소설은 작가가 하나의 단편으로 세계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마무리하지 못했을 때 연작의 형태로 자신의 의도를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즉 “여러 편의 독립된 삽화들을 모아 더 큰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결합시켜 놓은 소설”로서 ‘분절성과 계기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조해일의 연작소설은 주로 1970~80년대에 창작되면서, 박정희 유신체제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폭력과 억압이 야기한 불합리와 비인간성을 폭로하고 그 극복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무쇠탈」 연작 3편은 무장 강도의 등장을 통해 왜곡된 폭력과 타락한 충동이 만연한 1970~80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풍자한다. 「임꺽정」 연작 7편에서는 억압받는 민중의 핍박을 넘어서는 저항적 행동으로 ‘백성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민중주의적 상상력을 작동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1970~80년대 독재정권의 폭압 통치를 알레고리적으로 풍자한다. 「통일절 소묘」 연작 2편은 ‘학살과 전쟁과 폭력의 분단 현실’을 현재로부터 유리하여 ‘상상의 통일절’을 매개로 과거로 박제화함으로써 ‘이상적 유토피아로서의 한반도의 평화로운 풍경’을 견인하려는 작가적 의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연작소설을 통해 도시적 일상에서 포착되는 불합리한 폭력의 문제, 역사소설의 현재적 전용을 통한 작은 이야기 덧붙이기, 분단 극복과 통일 시대의 상상 등을 거치면서 독재 권력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알레고리를 배면에 깔고 1970~80년대적 저항의 수사를 형상화한다. 조해일의 연작소설은 1970년대를 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폭력적 현실과 이상적 대안을 모색하며 모순에 찬 현실 세계를 성찰하게 한다.
Abstract
This article aims to conduct a detailed analysis of Cho Hae-il's novel series, which is considered a representative writer in the 1970s. Series novels show how the author supplements his intentions in the form of a series when he fails to complete his expectations and wishes for the world with a single short. In other words, "a novel that combines several independent illustrations to become a larger story," and "segmentation and instrumentality" is a representative feature.
It is believed that Cho Hae-il's series of novels were mainly created in the 1970s and 80s, revealing the irrationality and inhumanity caused by the system's violence and focusing on overcoming it. The third series of [Iron Mask] satirizes the reality of Korean society in the 1970s and 1980s, when distorted violence and corrupt desires were prevalent. In the seventh series of [Im Gkeokjeong], a story that operates the popularist imagination devoted to the "people's country" by resistance actions beyond the hunger and poverty of the oppressed people unfolds, and alligorously satirizes the tyranny of the dictatorship in the 1970s and 1980s. The second series of [Unification Day Drawing] emphasizes the peaceful landscape of the Korean Peninsula as an ideal utopia, as well as the writer's willingness to box the "Division Age of Genocide, War and Violence" into the past by favoring it from the present.
Through a series of novels, the author goes through the problems of unreasonable violence and sexual desire captured in urban daily life, adding a small story through the present diversion of historical novels, overcoming division and imagining the era of unification, laying political allegories on the back and embodying the rhetoric of resistance in the 1970s and 1980s. Cho Hae-il's series of novels have crossed the boundaries between reality and virtuality from the 1970s to the present, seeking violent reality and ideal alterna alternatives, and allowing him to introspect the contradictory real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