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94, pp.37-78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4
Received 29 May 2024 Revised 14 Jun 2024 Accepted 14 Jun 2024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4.06.94.37

이행기 정의 서사전략으로서의 4·3 전사(前史) 다시 쓰기와 제주 민중/여성의 복원 : 한림화의 『한라산의 노을』(1991)을 중심으로

김소영**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Rewriting the early history of 4·3 as a narrative strategy of transitional justice and restoring Jeju People/Women : focusing on Han Lim-hwa’s “Sunset on Halla Mountain
Kim, Soyoung**

초록

이 글은 민주화 이행기에 발표된 제주 작가 한림화의 4·3 소재 장편소설 『한라산의 노을』을 살핌으로써, 아직 종결되지 않은 한국사회의 이행기 정의 실현의 문제를 재인식해보려는 시도이다. 이 시기 제주사회에서 많은 이들에 의해 주창되었던 4·3 민중항쟁론은 오늘날 ‘역사화’된 4·3의 기억이 간과하는 어떤 꿈이나 가능성에 주목하였으며, 여기서 다시 작가 한림화는 ‘민중항쟁’으로 호명된 4·3 당시의 기억에서 간과된 어떤 꿈이나 가능성에 주목하였는가를 살폈다.

리얼리즘적 역사소설의 형식을 취한 이 소설은 4월 3일의 봉기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순간들에서 ‘민중’이 출현한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이와 같이 4·3 전사(前史)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전략은 1980년대 말 이후 4·3을 민중항쟁으로 재평가한 제주사회 기억투쟁의 한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소설은 경찰권력의 작동으로 박탈적 상황을 재경험한 민중들이 단결적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4·3의 역사를 한반도 탈식민 해방운동의 계보에 편입시킨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여성주의적 관점에 입각해 ‘인간해방’으로서뿐만 아니라 ‘여성해방’운동으로서 4·3과 그 이전 항쟁사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폭력적(남성성) 정치구조를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돌봄 윤리가 체화된 여성성(비폭력)에서 찾는다. 이로써 죽음/죽임 대신 ‘살리는 삶’을 지향하는 여성주의적 가치를 4·3의 역사로부터 길어올린다. 민주화 이행기 국면에 시도된 제주 작가 한림화의 이와 같은 기억투쟁 전략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이행기 정의 실현 문제를 새롭게 돌아보게 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novel “Sunset on Halla Mountain” by Jeju writer Han Rim-hwa, which was published during the democratic transition period, in order to reconsider the unresolved issue of achieving transitional justice in South Korean society. During this period, many in Jeju society claimed that 4·3 was a ‘People’s uprising’. The paper seeks to explore the perspectives considered at that time but now overlooked in today’s ‘historicized’ memory of 4·3. Additionally, it examines how Han Rim-hwa, in her work, explores the possibilities overlooked in the memory of the 4·3 called the ‘People’s uprising’. In particular, in this novel, Han Rim-hwa convincingly depicts the process through which individuals, experiencing dispossession due to police violence, unite to form a concerted action. In doing so, she integrates the history of 4·3 into the lineage of Korea’s anti-colonial liberation movement.

Above all, from the author’s feminist perspective, this novel portrays the 4·3 and the preceding history of resistance not only as a movement for ‘human liberation’ but also as one for ‘women’s liberation’. The author explores the potential of challenging the violent political structures through femininity and care ethics, emphasizing non-violence. The novel highlights feminist values that prioritize ‘saving life’ over death or killing, drawing from the history of 4·3. The Memory Struggle strategy of Jeju female writer Han Rim-hwa, who reinterpreted the history of 4·3 during the democratic transition period, prompts a fresh examination of the issue of transitional justice in today’s Korean society.

Keywords:

Jeju 4·3, 4·3 literature, memory struggle, discourse of the popular uprising, transitional justice, feminism

키워드:

제주 4·3, 4·3문학, 기억투쟁, 민중항쟁론, 이행기 정의, 여성주의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4년도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4·3융합전공 지원금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