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하 초기소설에 나타난 죽음의 형식
초록
본고는 이제하의 초기소설에서 ‘죽음이 어떻게 형식적으로 다루어 지는가’를 밝히고 있다. 이제하는 서술 형식을 파괴함으로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며, 환상적리얼리즘을 전유함으로써 감지하기 어려운 진실을 포착하려고 했다. 또한 그는 작중인물의 일탈을 통해 세계에 대한 해방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존 연구에 ‘죽음’은 현실에 균열을 내는 파괴성을 지니는 또 하나의 형식을 형성한다는 점을 본 논문에서 개진한다. 침묵하는 ‘죽음’ 뒤에 진실은 은폐되고 현실은 재현된다. 죽음이 일어난 시점을 중심으로 개입의 방식, 서사구조는 달라진다. 죽음이 처음에 제시되는 경우는 ‘나’가 회상을 함으로써, 마지막에 나타나는 경우는 인물들의 삶과 죽음을 함께 함으로써,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나’의 개입으로 죽음은 의미가 생성되며 사건이 된다. 이때 개입은 죽음이 사건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이다. 개입자는 은폐될 수 있는 개인의 죽음을 탈은폐함으로써 사회의 문제로 전환한다. 그때 세계는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죽음’은 그것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개입’, 그 속에서 찾아낸 ‘진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이제하 소설의 형식을 만들어 낸다.
Abstract
This paper reveals ‘how to deal with death formally’ in Lee ze-ha's early novel. Behind the silent ‘death’, the truth is concealed and the reality is reproduced. There are two ways in which death is reproduced. The first case where death is presented is through the recollection of ‘I’, and the last case where death is presented is through ‘I’ sharing the life of death with the characters in the reality of the time. Thus, it reveals the truth behind their deaths. With the intervention of ‘I’, death creates meaning and becomes an event. This intervention is the role of ‘I’ that allows death to be recognized as an event. Intervention moves from individual problems to social problems by revealing death that can be concealed. At that moment, the world opens up the possibility of change. Now, ‘death’ in Lee ze-ha's novel forms a structure through ‘someone's intervention’ looking at it, the ‘truth’ found in it, and an organic relationship with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