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에서 블록으로 : 이순탁의 『최근 세계 일주기』의 아시아 인식 전환에 대한 연구
초록
본고는 이순탁의 1934년 여행기 『최근 세계 일주기』에 나타난 아시아 지역 인식에 대한 연구이다. 그의 여행기에서 동경, 상해, 홍콩, 싱가폴은 서구의 경제상황변모,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극심한 우려 이후에, ‘그럼 우리는?’이라는 질문과 대답속에 단행본에서 추가되어 서술된 지역이다.
1930년대 세계경제 변화의 시기에, 아시아 지역 곳곳은 일본의 전쟁 선택에 의해 거대한 전환을 맞이했고, 일본권 내에 속한 조선인의 아시아 관계양상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본고는 경제학자 이순탁이 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 아시아 인식을 수정 전환해갔는지를 그의 세계여행기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의 아시아 지역 여행기에는, 일본의 경제적 이익이 위기에 부딪히며 시행된 중국 침탈, 동남아 시장 확대 노력으로 이어지는 경로에 대한 동의와 긍정이 관철되어있다. 이는 상해 경유지에서 드러낸 중국인 혐오와 중국 내셔널리즘 회피, 비난, 인종적 편견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1932년 기점으로, 중국(상해)의 조선인 사회의 민족주의적 정치색과의 단절 및 상업주의적 기업가적 발전 지향으로의 변모주장과 연결되는 기조이기도 하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하는 우정, 환대, 편안한 공존의 정서는, 일본의 외지들의 연결이라는 감각하에 자기를 배치하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도와 만주 서술에서 보인 일본 시장 상실의 위기에 대한 초조함이나 만주국 불승인안 결정에 대한 자극적이고 수사적인 울분의 감정은, 이순탁의 아시아 지역 관찰과 기술의 중심축을 잘 보여준다.
이순탁 여행기의 아시아 지역인식과 기록은, 식민모국의 패권확대에 자기 위치를 설정한 식민지 경제학자시선 변경과, 대공황 이후 “일본 패권 내 동아시아 지정학”의 변경이 연동되며 만들어낸 1932년의 전환의 지점을 잘 보여준다.
아시아 지역을 바라보는 이런 전유방식은, 1920년대와도 다르고, 해방 후 우리에게 익숙한 저항적 민족주의 관점에서도 이질적이다. 또한 월북한 맑스주의자라는 이념적 일관성에서도 매우 불편한 단절 혹은 협곡 같은 지점이다. 이순탁을 포함한 유럽행 여행기들의 경유지 아시아 기록은 바로 그 ‘단절이 일어난 협곡 지대’의 실체성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본고는 그 하나의 대상으로 이순탁의 여행기 중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살펴보았다.
Abstract
This paper is a study on the perception of the Asian region as revealed in Lee Soon-tak's 1934 travelogue 『A Recent Round the World』.
In his travelogue, Tokyo, Shanghai, Hong Kong, and Singapore were added and described in a book in the question and answer 'Then what about us?' after extreme concerns about the changing economic situation in the West, the pound bloc, the gold standard economy, and protectionism. It is a region.
During the period of global economic change in the 1930s, various parts of Asia faced a huge change due to Japan's choice of war,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Koreans within the Japanese region and Asia also showed many changes. This paper examines how economist Lee Soon-tak accepted this change and changed his perception of Asia through his world travel story.
In his travels in Asia, there is deep and consistent agreement and affirmation of Japan's invasion of China and efforts to expand the Southeast Asian market, which were implemented as Japan's economic interests faced a crisis.
This manifests itself in the unfamiliar and direct hatred of Chinese people and the avoidance of Chinese nationalism, criticism, and racial prejudice bordering on hatred, which were revealed during the stopover in Shanghai. And, starting in 1932, this is a keynote that is connected to the strong argument for a break with the nationalistic political color of the Korean society in China (Shanghai) and a transformation toward commercialistic and entrepreneurial success.
The attitude with which he describes episodes of personal experience in the Southeast Asian region is one of warm friendship, hospitality, and comfortable coexistence. This can be said to be an emotion that places oneself in the sense of connection between Outside of Japan(外地)
In addition, the sections on India and Manchuria, which were written at length and in detail even though he did not visit them in person, revealed his impatience over the crisis of losing the Japanese market and his provocative and rhetorical anger over the decision to disapprove of Manchukuo.
The recognition and records of the Asian region in Lee Soon-tak's travelogue are a turning point in 1932 created by the change in the perspective of colonial economists who positioned themselves in the expansion of the hegemony of the colonial mother country and the change in “East Asian geopolitics within Japanese hegemony” after the Great Depression. It shows well.
This way of thinking about the Asian region is a very heterogeneous disconnect or rift, different from that of the 1920s and from our resistant nationalism after liberation.
Records of Asia as a stopover for Europe-bound travellers, including Lee Soon-tak's, have a variety of material values t h at provide a glimpse into the reality of the ‘canyon area where the disconnection occurred.’ This paper examines the Asian region from Lee Soon-tak's travelogue as one of its subj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