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적 의식으로서의 이청준적 ‘쓰기’와 소설의 미학 : 『당신들의 천국』을 대상으로
초록
본고는 바흐찐의 ‘대화’ 개념에 주목하여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드러나는 미학적 응전을 읽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바흐찐은 소설 속 인물로 하여금 능동성을 지니게 하는 핵심 요소로서 대화를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의 대화가 단순히 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말이 아닌, 존재의 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바흐찐에 의하면 의식이란 다른 의식들과의 마주침을 통해 끊임없이 형성되는 것으로, 대화는 이러한 과정 전체를 포함한다. 이처럼 의식을 대화적인 것으로 볼 때, 소설은 여러 주체들이 미결정성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다성악적 연주가 된다.
이청준의 ‘쓰기’는 이러한 대화의 개념과 관련하여 새롭게 검토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쓰기’란 인물들의 욕망을 보존시킴으로써 의식의 상호작용을 구성하는 장치이다. 즉 그것은 완결불가능성으로 인해 계속해서 추구될 수 있는 어떤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인물들 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구성된 『당신들의 천국』에서 인물들은 이 ‘쓰기’를 통해 작가적 의도를 벗어나 한 명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 그리고 이 주체들은 구체적으로 육화된 이데아로서 발화하며 영원성으로 확장되는 갈등의 조화를 연주해낸다. 이로써 『당신들의 천국』은 반복되는 생활적 실천만이 자유와 사랑을 어긋남 없이 행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단순히 소설의 내용을 통해서가 아닌, 그것의 내재적 형성 과정 자체로서 보여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read the aesthetic response in Lee Cheong-jun's 『Your Heaven』 by paying attention to Bakhtin's ‘dialogue’. Dialogue means the process of forming the consciousness of existence. When look like this, the novel becomes a polyphony in which inclusive subjects are in harmony.
Lee Cheong-jun's ‘writing’ can be related to this concept of dialogue. For him, ‘writing’ is a means of composing interaction of consciousness. In 『Your Heaven』, characters become an active subject through this ‘writing’. 『Your Heaven』 shows as the intrinsic formation process of the novel that only repetitive living practice is a way to realize freedom and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