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독본과 한글 문장의 정리와 보급 : 정열모의 『현대조선문예독본』(1929)
초록
이 글은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현대조선문예독본』의 특징과 그 의의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조선문예독본』은 수방각에서 1929년 4월 2일에 초판 발행되어 세상에 나왔지만,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문예’독본을 표방한 관계로 문학 분야에서 관심을 가졌을 만도 한데 언급된 적이 없고, 단지 정열모의 국어학적 성과를 논하는 자리에서 간단히 언급되었을 뿐이다. 『현대조선문예독본』은 1920년대 후반 이후 족출한 독본을 선도하고 ‘문예’를 표방한 최초의 독본으로 그 의미가 크다. 『현대조선문예독본』에서 편찬의 취지와 의도를 유추할 수 있는 곳은 서문에 해당하는 「범례」이다. 「범례」 1에서 “고등 정도 학교 생도의 자학자습으로 인한 독서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평이한 문자로 된 취미 기사를 만히 취하되, 재료는 될 수 있는 데까지 다방면에서 구하엿노라.”고 밝혀서, 고등 정도의 학생을 계몽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글을 수록한 것을 알려준다. 『현대조선문예독본』에 수록된 글을 원문과 비교해 보면, 우선 혼란스러운 철자를 바로잡아 놓았다. 당시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된 글은 철자법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 그것을 일정한 원칙 아래 통일하였다. 또 작품의 묘사나 비유 등 문학적 표현을 생략하여 간결하고 논리적인 문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표(.)와 쉼표(,)와 물음표(?)와 줄표(-) 등의 구두점을 사용하여 문장의 논리성을 제고하였다. 그렇지만 한글맞춤법통일안(1933)과는 달리 ‘된시옷은 쓰지 아니함’이라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정열모는 문장에 ‘혼’을 담아야 문장이 완성된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내용의 문학작품을 수록한 것이다. 김유신, 정몽주, 서경덕, 길재, 이황, 박팽년 등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담지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외국의 동화와 위인을 통해서 조국에 대한 사랑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와 희생을 강조하였다. 조선총독부 간행의 ‘조선어독본’의 문장이 단어의 단순한 나열에 지나지 않기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문예문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열모는 원문을 그대로 수록하지 않고 철자를 바로잡는 등 문장을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함께 정리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자면 『현대조선문예독본』은 문예를 빌려 한글을 정리하고 보급하려는 한글 운동의 실천적 산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investigate the characteristics and significance of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現代朝鮮文藝讀本』) publishe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 was first published in Subanggak on April 2, 1929, and came out to the world, but little has been known so far. The reader may have been interested in the field of literature because it claimed to support a ‘literature’ reading, but it was only briefly mentioned in the meeting referring to Jeong Yeol-mo's Korean linguistic achievements. The place where the purpose and intention of compilation can be inferred is the 「Introductory Remarks」 corresponding to the preface in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 In the 「Introductory Remarks」 1, it says, “we took a lot of hobby articles in plain characters, but searched for the materials as much as possible in various ways.” in order “to train the reading ability of high-level school students through self-study through self-learning”. Thus, it can be seen that the book was published with the intention of enlightening high-level students. For that purpose, the book contains writings of various genres and authors. Comparing the writings contained in the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 with the original text, first of all, it can be seen that the confusing spelling had been corrected. Literary expressions such as descriptions and metaphors of the work were boldly omitted, and concise and logical sentences were made. In addition, punctuation points such as period (.) and comma (,), question mark (?), and line (-) were used to make a logical sentence. However, since it was not based on the Korean spelling unification plan but on the personally organized spelling unification plan, it can be seen that the rule of ‘Do not use the tense sounds of ㅅ(siot, a Korean letter)’ in the Korean spelling unification plan was not applied and used as it is. Meanwhile, Jeong Yeol-mo tried to contain the spirit through literary works from the idea that in order to develop the Korean language, ‘soul’ should be contained in sentences. He introduced characters who supported our history and spirit, including Kim Yu-shin, Jeong Mong-ju, Seo Gyeong-deok, Gil-jae, Lee Hwang, and Park Paeng-nyeon, and emphasized the spirit of courage and devotion to our country through foreign fairy tales and great men. To sum up these facts, it can be seen that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 is a practical product of the movement for organizing and disseminating Korean (Hangeul).
Keywords:
Jeong Yeol-mo, 『Modern Chosun Literary Reader』, Sentence form and content, literary reading, Korean reading, Hangul Movement키워드:
정열모, 현대조선문예독본, 문장의 형식과 내용, 문예독본, 조선어독본, 한글운동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학년도 성신여대 학술연구조성비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F2020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