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소설에 나타난 미학의 정치성 연구 : 자크 랑시에르의 문학의 정치 개념을 바탕으로
초록
본 연구는 프로소설의 이념적 코어에 해당하는 정치적 지향성이 소설의 미학적 차원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이를 구체화시키고 있는지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의 문학의 정치 개념을 바탕으로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랑시에르는 “예술의 식별체제로서 그 안에 하나의 정치나 메타 정치를 담고” 있다고 보고 ““문학의 정치”라는 표현은 문학이 시간들과 공간들, 말과 소음,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등의 구획 안에 문학으로서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이론적 입론은 보다 세부적으로 정치하게 텍스트 안에서 규명될 미학의 정치성과 연관되는데, 프로소설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프로문학을 학계는 물론 교육계와 독서대중의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구해내는 정치적 작업이기도 하다.
1920년대로부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프로소설이 보여준 성과는 동시대의 여타 작품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이를 초과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프로소설은 식민지 근대에 대한 인식은 물론 이를 형상화하기 위한 다양한 미적 형식을 구사하였을 뿐만 아니라, 간도의 척박한 이주 공간, 착취가 일상화되어 있는 공장, 수탈의 현장인 농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나타나는 계급적 각성과 연대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프로소설은 “‘치안적 세계’의 재편성이 ‘정치’”라는 랑시에르적인 문학의 정치를 구체적으로 실천한다. 이는 프로소설에서 지배-피지배, 선인과 악인, 윤리-비윤리, 민족-이민족 간의 위계를 끊임없이 전도하면서 감각이 구획되어 있는 치안의 질서를 재배열하는 방식을 통해 억압적 현실을 내파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일제강점기 프로소설은 오랫동안 한국문학사에서 도식성이라는 선입견과 불온성이라는 낙인으로 인해 작품의 미학성에 대한 온당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연구와 같이 프로소설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그 내밀한 미학의 정치성이 온당하게 의미부여 될 때, 이와 연속선상에 놓여 있는 7·80년대 민중문학 · 노동문학 역시도 그 흐름과 성과가 합당하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에 의한 지배와 예속이 더욱더 교묘하고 악랄해지는 지금-여기 인민의 삶을 생각할 때, 식민지 근대를 성찰한 프로소설의 뚜렷한 성과는 해방의 다른 시간들을 위한 오래된 미래일 것이 분명하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how the political orientation, which corresponds to the ideological core of the proletarian novel, is realized and materialized in the aesthetic dimension of the novel, based on Jacques Rancière's concept of the politics of literature. In particular, Rancière sees that “a system of distinction of art contains a politics or meta-politics” and that the expression “the politics of literature” has been defined as “the intervening of literature as literature within the compartments of time and space, speech and noise,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 Such theoretical argument is related to the politicity of aesthetics to be identified in the text in more detail. This approach to proletarian novel is also a political work to save the proletarian literature from misunderstandings and prejudices not only in academia, but also in education and the reading public.
The achievements of proletarian novels from the 1920s to Liberation Space clearly show that they are comparable to or exceed those of other contemporary works. Proletarian novels not only full use various aesthetic forms to embody the recognizing of colonial modernity, but also realistically describe the process of class awakening and solidarity in various spaces ranging from the barren migration space of Gando to the factories where exploitation is commonplace and the rural areas where plundering is common. Through this process, the proletarian novels concretely practice the Rancière's literary politics that "the reorganization of the 'society of police' is 'politics'". It means the fact that is a proletarian novel that while constantly overturning the hierarchy between dominant and the dominated, good man and evil, ethical and unethical, and ethnicity and aliens, the oppressive reality was imploded through the method of rearranging the order of police in which the senses are partitioned.
Proletarian novel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were not able to properly evaluate their aesthetics for a long time in the history of Korean literature due to the preconceived notion of schematicity and the stigma of radicality. As in this study, when prejudice against proletarian novels is removed and the concrete Politics of Aesthetics is given a reasonable meaning, the flow and performance of the people literature and the labor literature of the 1970s and 1980s that lie in this continuum are also evaluated appropriately. Considering the lives of the people here and now, where domination and subjugation by capital become more subtle and vicious, it is clear that the distinct achievement of a proletarian novel reflecting on colonial modernity is a old future for other times of libe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