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5, pp.159-205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Mar 2022
Received 16 Feb 2022 Revised 10 Mar 2022 Accepted 10 Mar 2022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2.03.85.159

부르주아의 퇴폐광분(頹廢狂奔)과 민중의 광란분주(狂亂奔走) : 염상섭의 『광분(狂奔)』에 드러난 유물론 인식과 통속화 전략 및 근대성 원리

김은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The Bourgeoisies’ Frantic Lust and The Proletariats’ Infuriate Rebel : Yeom Sang-seop’s Rampage (狂奔)
Jin, Yinhe*

초록

염상섭의 『광분(狂奔)』은 부르주아의 퇴폐광분(頹廢狂奔)과 민중의 광란분주(狂亂奔走)가 교차하는 식민지 조선 사회의 풍경을 통해 그 사회적 성격을 ‘과학’적으로 해부한 탁월한 리얼리즘 작품이다. 작품에서 염상섭은 <카르멘>에 대한 변용을 통해 현대 조선 여성의 이데올로기, 나아가 현대 조선인들의 근대적 전환에서의 주체성을 문제 삼으며, 또 그러한 <카르멘> 주제와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연결시키는 것을 통해 민족 부르주아지의 문제를 동아시아 약소민족해방운동의 정치 담론과 연동시킨다. 1920년대 말에 이르면 세계는 적과 백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구도로 재편되는데, 그것은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대립의 문제 이면에 국가와 시장의 관계에 대응하는 일국 사회주의와 파시즘의 대항 관계가 자리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계대공황 시기에 식민지의 민족 실업가가 처한 딜레마는 자본-제국주의가 기반하고 있는 자유주의 경제가 독점자본화 시대에 들어섬에 따라 노동과 자본의 불평등이 더 이상 생산과정에서가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주로 생겨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염상섭은 더 이상 협동조합생산이 아닌 자본과 경영의 분리의 방식을 통해 민족자본 세력과 무산계급이 연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특히 추리서사의 기법은 민족부르주아지의 사회적 위기 및 무산계급과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 양상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시기에 이르러 염상섭은 식민지 조선에서 민족부르주아지의 리버럴리즘이 파시즘을 내면화하기 쉽다는 판단 하에, ‘데모크라시’에서 제3세계 및 아시아 민족해방운동의 민주주의 담론으로 이행해간다. 이때 주체적 근대성의 원리를 구성하는 오리엔탈리즘이란 ‘미(美)’와 ‘사랑(愛)’의 논리로써 자본-제국주의의 물질문명의 축적과 합리적 개인주의로 구성된 패권적 서구주의에 대결하는 성질의 것으로 드러난다. 민족부르주아지와 무산계급을 민족과 계급의 혁명 주체로 포섭하기 위해서 염상섭은 유물론적 계급관을 내면화한 리얼리즘 작품의 통속화 전략이라는 스타일을 고안해냈으며, 그것이 내포한 사상성의 높이는 당대 한국 문단에서는 단연 독보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Abstract

Yeom Sang-seop's Rampage(狂奔) is a realism masterpiece that 'scientifically' portrays Korea through the bourgeoisies’ frantic lust and the proletariats’infuriate rebel. Through the transformation of Carmen, Rampage (狂奔) takes issue with the ideology of the Korean modern girl and the idea of modern. By the end of the 1920s, Rampage (狂奔) was reorganized into a world structure of political ideologies of the red and the white, behind which lies the opposing relationship between socialism and fascism in response to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nation and the market. Therefore, the political discourse of the national independent movement, which is represented by the Gwangju student rebel, suggests that the confrontation between socialism and liberalism should be grasped from the perspective of political economy and ethics. The dilemma faced by the firm managers in the colony shows that labor and capital inequality mainly arise in the distribution process, not in the production process, as the colony enters the era of monopoly capitalization. Yeom Sang-seop studies a new method of solidarity between the bourgeoisie and the proletariat through a method of separating capital and management. The technique of mystery narrative effectively shows the social crisis of the bourgeoisie and the confrontation of political ideology with the proletariat. The fact is that Yeom Sang-seop determined the late 1920s that the liberalism of the national bourgeoisie in Korea was easily internalized fascism. By this time, Yeom Sang-seop's expectations for democracy have shifted from Taisho Democratic Movement to the discourse of the third world national independence movement. To embrace the national bourgeoisie and proletariat as the subjects of the revolution, he created a style of realism that internalized materialism and associated popularization strategies.

Keywords:

Popularity, Realism, the Utility of Art, Carmen, Proletarian Drama, Detective Narrative, Bourgeois, National Independence Movement, National Capital, Political Ideology, Materialism, Modernity, Orientalism

키워드:

통속성, 리얼리즘, 예술의 공리성, 카르멘, 프롤레타리아 신극, 추리서사, 부르주아, 민족해방운동, 민족자본, 정치적 이데올로기, 유물론, 근대성, 오리엔탈리즘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