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치유의 글쓰기, 김형경의 『세월』에 나타난 젠더 정치성
초록
본 연구는 김형경의 장편소설 『세월』을 통해, 한 개인 혹은 작가가 당시 자신이 당한 성폭력의 경험을 폭로하고 서사화는 것의 의미와 한계점을 살핀다. 이 소설은 구체적인 성폭력의 경험을 대중들에게 폭로하고 있는 텍스트라는 점, 또한 이것이 90년대 여성작가들의 부상이라는 문학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갈등과 상처의 원인을 탐색하며 여성적인 것으로서의 화해와 치유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 나아가 문화운동과 사회변화의 기폭제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허무주의적인 운명론과 성급한 화해와 자기모순을 통해 보이는 남성사회로의 편입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는 작가 개인의 한계라기보다는 이 소설이 놓인 90년대 한국 문단이 가졌던 젠더 담론의 한계이기도 하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meaning and limitations of narrating and exposing the experiences of sexual violence experienced by an individual or writer at the time through Kim Hyeong-kyung's novel 『Time』. This novel is meaningful in that it is a text that exposes specific experiences of sexual violence to the public, and that it was made amid changes in the literary environment of the rise of female writers in the 1990s. It is also meaningful in that it explores the causes of conflict and wounds and seeks reconciliation and healing as a feminine thing, and further explores the potential as a catalyst for cultural movement and social change. Nevertheless, this novel has its own limitations, namely the nihilistic fatalism and the incorporation into the male society through hasty reconciliation and self-contradiction. However, this is not a limitation of the individual author, but a limitation of the gender discourse of Korean literature in the 1990s in which this novel is 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