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여성 소설에 나타난 ‘불륜’ 서사에 관한 고찰 : 전경린과 은희경의 소설을 중심으로
초록
1990년대 한국 문학의 주요 특징으로는 거대 담론에 가려졌던 개인의 내밀한 목소리의 등장을 들 수 있다. 특히 여성 작가들을 통해 가부장적 가족 질서 안에서 억압받아온 여성들의 목소리가 서사의 주된 축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본 논문은 이러한 1990년대 문학의 특징을 2000년대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주목한 대상은 1990년대 등단한 여성 작가인 전경린과 은희경의 초기작품들이다. 이들의 소설을 중심으로 그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이 추구하는 '사랑'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였다. 이때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대부분 기존의 가부장적 가족 질서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불륜’으로 명명된다. 그러나 허락되지 않는 ‘사랑’은 그 허락의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스스로 자신의 사랑을 허락한다는 점에서 주체의 능동성을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본 논문은 1990년대 여성 문학에 나타난 불륜 서사를 통해, 지배 질서에 맞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해온 개인의 서사를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1990년대 여성 소설에 관한 ‘또 하나’의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re-read’ Korean novels in the 1990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2000s. Focusing on the works of female writers who appeared in the 1990s, the ‘love’ pursued by female characters was analyzed. The reason why calling most love ‘infidelity’ is that the love threatens the existing patriarchal family order. This thesis is significant in that it studies individual identity through the narrative of ‘infidelity’ in feminine novels and reinterprets the literature in the 199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