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글쓰기와 ‘나’의 형상들
초록
이상의 문학은 현실의 경계를 넘어선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자기-내포의 사유를 표현한다. 그것은 작가의 정체와 이념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정신을 공동(空洞)이라 지목할 결여의 상태로 방출된다. 의미의 불가능성을 향한 ‘생각’들의 과잉이 글의 양식들을 횡단하며 펼쳐진다는 점에서 그러한 문학적 행위들은 글쓰기라 부름이 적절하다. 형식의 측면에서도 그것은 제도에 의해 규약이 되어버린 장르 개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글쓰기라 통칭함이 포괄적 함의를 지닌다. 특히 그의 텍스트들에 거의 설정되는 일인칭 ‘나’는 내면 상태의 허위적 ‘포즈’를 드러내면서 문학이 일종의 행위임을 표명하는 바, 글쓰기는 그러한 수행의 과정을 지칭하기에 아주 적절해 보인다. 그러한 글쓰기의 심연에는 생활 원리의 위반을 조장하는 ‘나’의 형상들이 자리한다. 진실의 영역을 분명 담당하고 있다고 할 글쓰기를 지배한 정신의 목록이 그곳에는 담긴다.
‘나’의 형상들은 그러한 글쓰기의 수행 과정에서 ‘독화’나 ‘거미’ 혹은 ‘실화’ 등으로 달리 표시되면서 정신의 표상 형식으로 주어진다. 그것들은 현실화를 지향하며 생활 욕구를 내보이나, 곧바로 죽음으로 유비되는 ‘포즈’의 잉여로 빠져든다. 이상 텍스트들에 산개하는 이 포즈들은 ‘나’의 형상들에 의미의 강도를 혹은 차이를 부여한다. 그것이 없다면 전혀 사유될 수 없을 것임을 이상의 글쓰기는 이 형상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상 사유의 특이성은 이러한 형상들이 기능적으로 작용하면서 펼쳐진다. 즉 ‘나’의 형상들은 결합적인 것과 분리적인 것, 즉 수축과 팽창의 상호성을 지닌다. 이러한 구도는 이상의 글쓰기를 단순히 작가로 환원시켜버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를 불가능의 지점에 위치시킨다. 이상의 글쓰기가 궁극으로 발산하고자하는 진실들, 그리고 생성을 향해 열려진 의미의 힘들은 이 두 위계의 구조에 설정되어 있음을 전제하면서, 그곳에서 작용하는 ‘나’의 형상들을 해독하여 발견해 나가야 한다.
Abstract
Lee Sang's literature expresses self-contained thinking that occurs in virtual space. It reveals the lack of a void of the spirit. It also reveals the impossibility of meaning. Such a literary act is sometimes properly called writing. In terms of figure, it can be called writing, in that it goes beyond the concept of genre. In particular, the first person ‘I’ expressed in the texts of him shows the process of writing. Lee Sang's writing is infested with signs of violation. It contains truths.
This becomes the spirit of Lee Sang who dominated writing and the meaning of the literary text. The figures of ‘I’ are constructed through this writing. The figures of ‘I’ are expressed differently as ‘poisonous flower’, ‘spider’ or ‘lost flower.’ They either affirm or deny the signs of life. They fall into the surplus of 'pose'. His writing reveals a certain meaning and a certain truth through these figures. It has the aspect of a thing and also transcends its materiality.
The figures of ‘I’ have the reciprocity of the associative and the separate, that is, contraction and expansion. The former reduces Lee Sang's texts to the author, and the latter places him at the point of impossibility. His writing(écriture) is open to truth. It is open to the creation of meaning. They can be achieved through the deciphering of ‘I’ images. Thus, at the center of his writing, there are the figures of ‘I’.
Keywords:
writing(écriture), figures, thinking, contraction and expansion, ‘pose’키워드:
글쓰기, 형상, 사유, 결합적인 것과 분리적인 것, 수축과 팽창, 포즈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충남대학교 학술연구비에 의해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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