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2, pp.89-118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14 May 2021 Revised 12 Jun 2021 Accepted 15 Jun 2021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1.06.82.089

반공의 규율과 자기검열의 서사 : 이병주의 「소설·알렉산드리아」와 『그해 5월』의 경우

강진호**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
Anti-communist discipline and self-censorship narrative : Focus on the 『Novel·Alexandria』 and 『May of that year』
Jinho, Kang**

초록

이 글에서 주목한 것은 반공주의가 작가들에게 자기검열의 기제로 내면화되어 작품의 형식과 내용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병주의 「소설·알렉산드리아」와 『그해 5월』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살펴보았다. 반공주의는 공산주의에 대한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고문이나 연좌제와 같은 원초적 공포와 결합되어 있었고, 그래서 분단과 이데올로기 문제를 파헤치고자 할 경우 작가들은 자칫 반공주의의 검열망에 걸려들지 않을까 하는 심한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그런 현실에서 이병주는 박정희 쿠데타 직후 용공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을 복역한 뒤 석방된다. 이병주가 출옥 후 발표한 작품의 제목에 편집자가 ‘소설’이라는 단어를 삽입한 것이나 작가가 ‘알렉산드리아라’는 먼 외국을 배경으로 서사를 구성한 것은 감시자의 눈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박정희 사후 발표한 『그해 5월』에서 각종 자료를 동원해서 구속의 부당함을 토로하고 박정희의 만행을 기록한 것은 자기검열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박정희의 사망과 함께 기록자가 되어 박정희 집권기 전 과정을 일지 형식으로 서술함으로써 『그해 5월』은 한 시대를 증언하고 고발하는 문학적 소임을 수행한다. 쿠데타를 정당화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공을 앞세워 각종 공안사건을 조작하였고, 「분지」(남정현) 필화사건을 통해서 문학마저 정권 유지를 위해 탄압하는, 휴머니즘마저 질식케 하였다. 작가는 그러한 폭정이 북한에 의해 조장된 면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다. 60년대 후반기에 북한의 대남 도발은 엄청나게 늘었고, 김일성은 70년대에 가서는 남조선을 해방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대남공작을 급격하게 활성화시켰다. 그로 인해 박정권은 간첩의 침투를 막는 정책이나 방침을 강화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통제하는 정책이나 방침이 되고 또 반정부 행동을 이적행위로 보는 구실을 제공하였다. 그런 현실을 적시하면서 작가는 “죽어나는 것은 북한의 인민이고 남한의 인민이다. 그러니 문제 해결의 핵심은 남북의 통일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통일이 되지 않는 한 안정은 바랄 수 없고, 안정된 상태가 아니고선 민족이 그 품위를 지킬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문제는 통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작품 말미에서 언급된 이런 견해는 이병주 문학을 집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병주를 구속시킨 두 편의 칼럼이나 대표작 「소설·알렉산드리아」, 『지리산』, 『그해 5월』, 『소설 남로당』등은 모두 통일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 사실을 고려하면 분단과 검열의 족쇄를 뚫고 나간 이병주 문학의 행로란 결국 통일에서 시작해서 통일로 종결되는 통일문학이라 할 수 있다.

Abstract

This paper focused on anti-communism that was internalized by writers as a mechanism of self-censorship, thereby seriously affecting the form and content of the work. Here, the fact was examined in Lee Byung-joo's 「Novel·Alexandria」 and 『May of that Year』. Anti-communism was not a simple denial of communism, but combined with primitive fears such as torture or implicative system, so writers suffered a severe obsession that they might get caught in the censorship of anti-communism if they wanted to delve into the issues of division and ideology. In this reality, Lee Byung-joo was arrested on charges of bravery immediately after Park Chung-hee's coup, sentenced to 10 years in prison, and released after serving two years and seven months. In the title of the work released by Lee Byung-joo after he was released from prison, the word “novel” was intentionally inserted, while composing the narrative set in a distant foreign country, “Alexandria”, was a device to avoid the eyes of the observer. In 『May of that Year』, which was released after Park Chung-hee's death, it was possible to mobilize various data to express the unfairness of arrest and record Park Chung-hee's atrocities due to the low level of self-censorship. With Park Jeong-hee's death, Lee Byung-joo became a ‘recorder’ and described the entire process of Park Chung-hee's reign in a diary format, so that 『May of that Year』 performs a literary duty to testify and accuse an era. It is very meaningful to point out that Park Chung-hee's tyranny was encouraged by North Korea. In the late 60s, North Korea's provocations against South Korea increased dramatically, and Kim Il-sung set a goal of liberating South Korea in the 70s and rapidly activated North Korea’s espionage against South Korea. As a result, Park Chung-hee's administration reinforced the policy or guideline to prevent the penetration of spies, which in turn became a policy or guideline to control the people and provided an excuse to view anti-government action as an act benefiting the enemy. Pointing to that reality, the artist said, “It is the people of North Korea and the people of South Korea that are dying. Pointing out that reality, the author said, "It is the people of North Korea and the people of South Korea who are dying. Thus, the key to solving the problem is the unification of the two Koreas," he asserts. Unless there is unification, stability cannot be desired, and the nation cannot maintain its dignity without a stable state. If so, the problem lies in how to unify. This view mentioned at the end of the work can be seen as an integration of Lee Byung-joo's literature. The two columns that arrested Lee Byung-joo, and his representative works including 「Novel Alexandria」 and 『Jirisan』, 『May of that Year』 and 『Novel Namroodang 』 all contain concerns about unification. Considering such facts, the path of Lee Byeong-joo's literature, which broke through the shackles of division and censorship, can be said to be a Unification Literature that eventually begins with unification and ends with unification.

Keywords:

『Novel·Alexandria』, 『May of that year』, anti-communism, self-censorship, An incident where the published article causes legal and social problems, Unification Literature

키워드:

이병주, 규율과 감시, 검열, 자기검열, 반공주의, ‘분지’ 필화사건, 「소설·알렉산드리아」, 『그해 5월』, 통일문학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A2A03045339)

References

  • 이병주, 「소설·알렉산드리아」, 『세대』, 1965.6.
  • 이병주, 『소설·알렉산드리아』, 한길사, 2006.
  • 이병주, 『그해 5월』(6권), 한길사, 2006.
  • 이병주, 『1979년;이병주 칼럼』, 세운문화사, 1978.
  • 이병주, 『백지의 유혹』, 남강출판사, 1973.
  • 이병주, 『대통령들의 초상』, 서당, 1991.
  • 김수영, 『김수영 전집』(1, 2), 민음사, 2018.
  • 고인환, 「이병주 중·단편 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자의식 연구」, 『국제어문』48, 국제어문학회, 2010.
  • 김혜진, 「김수영 문학의 ‘불온’과 언어적 형식」, 『한국시학연구』제55호, 한국시학회, 2018.8, 191-2면.
  • 노현주, 「5.16을 대하는 정치적 서사의 두 가지 경우」, 『문화와 융합』39, 한국문화융합학회, 2017.
  • 손혜숙, 「이병주 소설의 역사서술 전략 연구: 5.16 소재 소설을 중심으로」, 『비평문학』52, 한국비평문학회, 2014.
  • 이호철, 「분단 극복과 우리 소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국학자료원, 2001, 209-211면.
  • 임헌영, 「기전체 수법으로 접근한 박정희 정권 18년사」, 『그해 5월』(6), 한길사, 2006, 290면.
  • 임헌영, 「분단 후 작가 구속 1호 이병주」, <경향신문>, 2017, 3.2.
  • 정미진, 「이병주 소설 연구」, 경상대학교 박사논문, 2017.2.
  • 정미진, 「공산주의자, 반공주의자 혹은 휴머니스트; 이병주 사상 재론」, 『배달말』63, 2108.12.
  • 정진석, 「민족일보와 혁신계언론 필화사건」, 『관훈저널』(49), 관훈클럽, 1990.7, 109-136면
  • 정호기, 「박정희시대의 ‘공안사건’들과 진상규명」, 『역사비평』, 역사비평사, 2007.8, 266-287면.
  • 조영일, 「이병주는 그때 전향을 한 것일까」, 『황해문화』80, 새얼문화재단, 2013.9.
  • 조항제, 「언론 통제와 자기검열―개념적 성찰」, 『언론정보연구』54(3),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2017.8, 41-72면.
  • 최하림, 『김수영 평전』, 실천문학사, 2018.
  • 미셸 푸코, 오생근 역, 『감시와 처벌』, 나남,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