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기(1945~48) 북한 문예지에 게재된 대표 단편소설 연구 : 인물 형상화의 경직성과 유연성을 중심으로
초록
이 글은 해방기(1945~1948) 북한 문예조직의 기관지인 『문화전선』과 『조선문학』, 『문학예술』에 게재된 단편소설 중 이기영의 「개벽」, 이북명의 「노동일가」, 이태준의 「첫 전투」 등 3편의 대표작을 선별하여 ‘인물 형상화’를 중심으로 북한 문학의 문예이론과 텍스트의 미학적 균열 양상을 분석하였다. 그리하여 인물의 입체성을 중심으로 북한문학에서 복원되어야 할 대목의 필요성을 논구함으로써 해방기 북한문학의 유연성과 경직성을 함께 고찰하였다. 결국 사건 속에서 살아 있는 인물들의 내면 풍경을 집적함으로써 플롯의 개연성 확보를 통해 작품 내적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입체적 유연성이 필요함을 제기하였다.
이기영의 「개벽」은 ‘토지개혁’을 둘러싼 인물들의 개성적 성격을 입체적으로 포착하면서 지주 황주사의 불안감을 위시한 내면 풍경에서부터 ‘천지개벽된 세상’에 대한 원첨지의 불안과 기대를 유동하는 소심한 내면 풍경에 이르기까지 실감나게 묘사된다. 이북명의 단편소설 「노동일가」는 ‘증산 경쟁을 다룬 노동소설’로서 북한에서 고평하는 ‘고상한 애국심과 헌신성을 지닌 인간형’으로서의 진구보다 ‘부정적 인물인 달호의 동요하는 심리’가 생생한 리얼리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수작이라고 판단된다. 분단 이후 ‘빨찌산 문학의 기원’에 해당하는 이태준의 「첫 전투」는 1948년 5월 남한의 5.10 단독선거 이후 강원도의 한 지서를 습격한 유격전을 추적하고 있는 소설로서, 대장 판돌의 동요하는 내면과 함께 반골 기질의 윤동무, 유격대 막내인 셋재의 형상이 자연스럽게 형상화되면서 3일간의 유격대 활동이 생생하게 포착된 작품이다.
이 세 작품의 공통된 특성은 긍정적 주인공들과 함께 부정적 인물들의 심리적 동요를 포착하면서 입체적 성격의 인물로 묘사함으로써 작품의 생동감과 리얼리티를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플롯의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체문학’으로 획일화되기 이전 북한문학의 미학적 원리를 보여준다. 특히 향후 수령형상문학과 당문학을 중시하는 북한문학에서 살려써야 할 대목으로 판단된다. ‘반동적 부르주아 사상의 잔재’라는 퇴폐 미학의 낙인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인간의 내면풍경을 정밀하게 탐색하는 문학적 상상력을 복원하기 위해 되살려야 할 인물들의 풍부한 심리묘사인 것이다.
Abstract
From the period of liberation to the Korean War, this article analyzed the aesthetic cracks in North Korean literature and text by selecting representative works such as Lee Gi-yeong's “Gaebyeok”, Lee Buk-myeong's “Working Family” and Lee Tae-jun's “First Battle” among short stories published in the Korean Writers' Union. In particular, the three-dimensional nature of the characters was discussed as a necessity to be restored in North Korean literature.
Lee Gi-yeong's “Gaebyeok” is a masterpiece in that it captures the three-dimensional characteristics of the characters and realistically depicts the landscape of North Korean society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It is believed to be a work that can expand the scope of inter-Korean studies and literature. Based on the author's experience as a factory worker in Heungnam, Lee Buk-myeong's novel “Working Family” depicts the dedication of the working class to achieve the North's people's economic plan in 1947 right after liberation, while developing the increased production competition between Dalho and Jin-gu as a key motif. Lee Tae-joon's “First Battle” is a novel that tracks a guerrilla war that has invaded a branch in Gangwon Province since the May 10, 1948 South Korea's independent election. The three-day story of the guerrilla unit is vividly captured as the figure of Yoon Dong-moo and Se-jae as the youngest is naturally portrayed along with the stirring interior of the captain Pandol.
The common characteristics of the three works are that they capture the psychological agitation of the negative characters along with the positive characters and portray them as three-dimensional characters, bringing the vividness and reality of the work to life. And these factors are considered to be the points to be used in North Korean literature, which focuses on Leader-shaped literature and party literature. It is not a stigma of decadent aesthetics called “the remnant of reactionary bourgeois ideas,” but a rich psychological description of the characters that should be revived to restore the literary imagination that scrutinizes complex human inner landscapes.
Keywords:
North Korean literature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Lee Ki-young, “Gaebyeok,” Lee Buk-myeong, “Working Family,” Lee Tae-jun, and “First Battle.”키워드:
해방기, 북한문학, 이기영, 「개벽」, 이북명, 「노동일가」, 이태준, 「첫 전투」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S1A5A2A01046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