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78, pp.365-411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0
Received 16 May 2020 Revised 11 Jun 2020 Accepted 12 Jun 2020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0.06.78.365

1960년대 근대화와 ‘보통’ 여성의 문학 행위 : 박완서의 『나목』 창작 및 등단 과정을 중심으로

한경희*
*서울대 박사수료
The Modernization in 1960s and ‘Ordinary’ Women’s Literary Acts : Park Wan-Seo’s Writing on Naked Tree(1970) and Being a Writer
Han, Kyung-Hee*

초록

1960년대는 한국 여성들의 문학 행위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였다. 근대화 및 경제발전에 의해 경제력 향상, 가옥 구조 변화, 가전제품 도입, 가족 규모 축소 등이 일어남에 따라 그간 문학 행위를 할 수 없었던 여성들도 문학 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점차 가지게 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일간지, 시사지, 여성지, 라디오, TV 등의 대중매체들은 이 여성들을 상대로 담론 장을 개방하였으며, 그 결과 상류층 엘리트 여성들만 가능했던 문학 행위가 대중화되었다. 도시 중산층 여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여성 독자들은 이제까지 아무도 관심 가져 재현해준 적 없었던 자신들의 일상적인 생활상에 대한 서사물들을 읽고 썼으며, ‘불안’과 ‘고독’과 같은 관념적 정서에서 사실적인 ‘생활’로 여성문학의 감성 구조를 변화해나갔다. ‘교양’ 함양을 모토로 1955년 창간된 ≪여원≫이 1970년에 폐간되고, 1967년에 ‘실용’을 모토로 ≪여성동아≫가 창간된 것은 이러한 사정 때문이었다. ≪여성동아≫는 ‘여류장편소설공모’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으로 부상한 서울 중산층 여성들을 여성문학 생산자로서 ‘정식’ 자리매김하였다. 서울 중산층 가정의 20년 차 전업주부이자, 미성년 자녀가 5명 있었던 40세의 박완서가 소설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비로소 가능한 것이었다.

제3회 ≪여성동아≫ 여류장편소설공모 당선작이자 박완서의 첫 소설 『나목』(1970)은 전후 여류 문예적 경향을 탈피하고 ‘생활’ 감수성을 바탕으로 재구조화되고 있던 1960년대 중후반 여성서사문화 속에서 쓰인 소설로, 박완서라는 작가가 세대·계층·젠더·지역적 특성이 교차하는 담론 집단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잘 나타낸다. 『나목』의 모티프가 되었던 박수근이라는 선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는, 당대의 사회적 변혁을 평범한 전업주부인 자신(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경험/해석하고 있는지 ‘생활수기’의 형식으로 의사소통하고자 했던 도시 중산층 여성 전체 분위기 속에서 박완서에게 구체적 묘사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것이었다. 자기 경험 묘사를 통한 사회적 소통의 작업을 유별히 생생하고 강렬하게 잘 할 수 있었기에 박완서는 전문적 문학 행위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박완서가 평범한 전업주부이기를 그쳤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완서의 초기 작품 『나목』(1970)과 「한발기」(1973)가 변화하는 사회에 따른 작가 개인의 반응뿐만 아니라 당대 여성 일반의 공동의 의미를 띠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Abstract

The 1960s was a period of dramatic change in Korean women's literary acts. This is because the modernization of economic power, changes in house structure, introduction of household appliances, and the reduction of family size have allowed women who had to devote themselves to household chores and caring babies to participate in literary acts. Popular media such as daily newspapers, women's magazines, radio, and TV have opened discourse space for the women, and as a result, literary acts that were only available to upper class elite women became popular. The rise of new women’s readership has changed the emotional structure of women’s literature. The demand for realistic readings that can share the vigor of life rather than the ideological emotions of anxiety, solitude, and autism, which is called the 'feminine' tendency, has increased. This was why that women’s magazine ‘Yeowon’ which was founded in 1955 was closed in 1970, and “Women's DongA” was founded in 1967. ≪Women's DongA≫ established the ‘Women’s Novel Contest’, and it made middle-class women in Seoul as producers of women's literature. This is why Park Wan-seo, a 40-year-old full-time housewife of a middle-class family in Seoul, who had five children, could write a novel.

Park Wan-seo's first novel, Naked Tree(1970), was written in women’s narrative culture in the mid and late 1960s. This novel shows well that the author, Park Wan-seo, was composed through a discourse group in which generation, class, gender, and regional characteristics intersect. The good and beautiful image of Park Soo-geun emerged as an object of specific portrayal to Park Wan-seo. She wanted to communicate with other women how they were experiencing / interpreting social transformation of the day. Park Wan-Seo became a professional literary actor among them because she was able to do the work of social communication through depicting her experiences exceptionally vividly and intensely. However, this does not mean that Park Wan-seo ceased to be an ordinary housewife.

Keywords:

Park Wan-seo, housewife, writing on living, Naked Tree, 1960, Park Soo-geun, Women’s DongA, modernization

키워드:

박완서, 주부, 생활수기, 나목, 1960, 박수근, 여성동아, 근대화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