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없는 세계의 여행 서사 : 2000년대 해외여행서사에 나타나는 억압과 탈주
초록
본고는 2000년대 해외여행서사에 나타난 유동적 근대의 양상을 지도적 국경의 약화와 내면적 국경의 강화라는 징후로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탈주/월경의 문학적 상상 양상을 살펴본다. 2000년대 해외여행서사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인식한 것은 비장소성과 익명성, 그리고 기존의 여행서사의 여행구조를 벗어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착-떠남-장착 플롯을 벗어나 2000년대 여행서사들의 구조는 귀환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을 통해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유동하는 근대의 증후군이었으며, 이러한 현대가 주체를 내적인 본향의 자리가 결여된 존재로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특성들은 지도적 국경의 약화와 이에 반하는 내재적 경계의 강화를 드러내는데, 이 내재적 경계는 슬럼이나 게토라는 공간적 측면과 혐오와 공포의 정서라는 심리적 측면이 함께 한다. 여행자들은 떠나지만 다시 벽 안으로 들어서는데 그것은 ‘방’과 ‘길(미로)’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속에서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서지만, 그것은 곧 유동적이고 압축적인 지구화된 세계의 경험과 다르지 않다. 밖을 향해 탈주하지만 결국 더 견고하고 거대한 틈 안에 갇혀있다는 것은 인식하는 것은 이 서사들에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떠났지만 다시 갇힌 존재로, 그러나 정착할 수 없는 존재로 구성되는 주체는 나름의 방법으로 다시 한 번 탈주를 준비한다. 일부는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입사의 의식을 완주하여 불안을 넘어서고 기억을 통해 고유성을 획득하고자 한다. 또한 이웃을 향한 애도와 배려를 잊지 않음으로써 갇힘 벽에 문을 내거나, 성실하게 이동을 지속하는 신체의 물리적 경험을 지속하며 비효율적이고 서툴지만 끈덕진 ‘통역’, 곧 소통을 위한 인내와 배려를 지속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 소유의 불안정성을 적극적 무소유로 향유하는 유목의 삶의 방식을 지속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놓여 있는 곳은 마치 ‘국경의 밤’과 같다. 명확한 선은 보이지 않아도 경쟁과 혐오로 그은 무수한 선들이 어디서든 우리를 억압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열림 공간 속의 벽과 선에 대한 인식을 통과하여 월경의 상상력으로 나아간다. 아마도 소설은 끊임없는 이 상상력의 역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analyzes the fluid modernity in the overseas travel narrative in the 2000s as a sign of weakening of the leading border and strengthening of the inner border, and examines the literary imagination of the breakout / menstruation corresponding to it.
Recognized as a distinguishing feature of overseas travel narratives in the 2000s is their non-placement and anonymity, and the structure of the travel narrative. Unlike traditional travel narratives, which consist of a circular structure of origin return, which is usually a settlement-leave-mounted (snacks-travel-snacks) plot of travelers, the structure of travel narratives in the 2000s is omitted.
It is the modern syndrome that flows that can be read through these characteristics, and the fact that this modern constitutes the subject as being without the place of inner home. On the one hand, these traits reveal the weakening of leading borders and the strengthening of intrinsic boundaries, which are combined with the spatial aspects of slum or ghetto and the psychological aspects of aversion and fear. Travelers leave but enter the wall again, unfolding in the form of a room and a path. In this they enter themselves thoroughly, but it is no different from the experience of a fluid and compact globalized world. It is common to these narratives to escape outward, but eventually realize that they are trapped in a stronger, larger gap.
The subject, who is departed but trapped again, but cannot settle down, prepares to escape again in his own way. Some want to acquire a unique position by completing the consciousness of entry to reconstruct their lost identity. Others continue the physical experience of the body, which continues to move in good faith, and continue to be inefficient and clumsy but persistent “interpreters,” patience and consideration for communication. It also continues the nomadic way of life, which enjoys the instability of ownership with no active ownership.
The place where we are now is like 'border night'. There is no clear line, but the world, which has drawn a myriad of lines with more hate and disaster, is an open cell. In any case, the perception of the walls and lines leads to the imagination of Crossing the border. The novel cannot be free from the power of this endless imagi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