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아카데미즘과 조선의 지식인 청년들
초록
이 논문은 식민지 조선의 학계에 들어가려고 하는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 청년들을 보여주는 소설에 나타나는 식민지 아카데미즘에 대해 살펴보았다. 식민지 조선에는 대학이 경성제국대학 한 곳뿐이었다. 그러니 식민지 조선의 지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본고에서 논의하는 『낭비』(김남천), 『푸른 탑』(이효석), 『수난의 기록』(유진오), 『화상보』(유진오)에는 논문을 쓰는 지식인 청년들이 등장한다. 본고는 이들의 논문 쓰기가 지식인들의 지적 욕구 충족이라는 문제는 넘어서서 조선의 현실을 보여주려고 한 지식인들의 책무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그들의 논문은 영문학을 통해 제국-식민지 관계의 조선을 비유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조선에서 아카데미 확립이 불가능한 현실을 방증하기도 하였다. 또한 조선적인 것이 제국의 것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결국 식민지 아카데미즘의 불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식민지 작가들은 오히려 그 불가능성 안에서도 지식 재생산을 열망하고 있었던, 그렇게 학문과 현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갈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지식인 청년들의 지적 욕망과 한계, 좌절, 그러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 재생산의 가능성을 장의 폐쇄성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Abstract
The paper looked at the colonial Academyism in a novel that shows young people who were intellectuals of the colonial Joseon who wanted to enter the academic world of the colonial Joseon. In colonial Joseon, there was only one university. So it was very difficult to develop knowledge of the colonial Joseon. In The Waste(『낭비』, Kim Nam-cheon), Blue Tower(『푸른 탑』, Lee Hyo-seok), Record of Suffering(『수난의 기록』) and Hwasangbo(『화상보』)Yu Jin-oh), Joseon’s young intellectuals write papers. Their writing is related to intellectuals' responsibility to show the reality of Joseon beyond the question of meeting intellectual desires. Their paper used English literature to talk metaphorically about the establishment of an Imperial-colony relationship, and also corroborate the fact that an academy was not established in Joseon. It also showed the reality that Joseon's things must be part of the empire. After all, the colonial writers show paradoxically the possibility of a new knowledge-reproduction of Joseon, through the young intellectuals who already knew the closeness of the knowledge-field fight the reality, and show their intellectual desire, limitations and frustration.
Keywords:
the colonial academism, the intellectual youth, English literature, economics, science, reproduction of knowledge키워드:
식민지 아카데미즘, 지식인 청년들, 영문학, 경제학, 자연과학, 지식의 재생산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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