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세계’에 연민은 없다 : 2000년대 금융자본주의와 한국소설의 대응
초록
이 글은 1997년 소위 IMF사태 이후 한국에도 본격 도입된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한국소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 금융자본주의는 부익부빈익빈의 세계화를 추동하면서 인류의 경제를 파국에 몰아넣고 있어 카지노자본주의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이에 대한 저항도 지구적 차원에 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니, 협동조합·사회적 기업 등 전통적인 사회경제의 영역 말고도 기본소득·토빈세 등의 제안들이 그 일부이다.
카지노자본주의에서 일어나는 수탈은 농업자본주의나 산업자본주의와는 달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 힘은 훨씬 강력하며 광범위하다. 또한 이는 단순한 경제의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윤리나 양심 도덕 등과도 긴밀하게 관련되기도 한다. 2000년대 한국소설은 이 빈곤문제에 대해 큰비중으로 다루고 있지만 막상 빈곤의 원인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했다. 이 글은 김애란을 살피면서 빈곤소설의 주요한 경향을 비판하고, 그 경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나름의 변별점을 지니는 사례로서 염승숙과 윤고은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빈곤소설의 방향을 제시한다.
염승숙의 「노웨어맨」은 저학력의 자영업자가 2대에 걸쳐 파산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버지 세대보다 아들 세대에 빈곤화가 더 심화되었음을 보여주며, 문학담당층과 거리가 있는 자영업자라는 직업에까지 소설적 영역을 확장시켰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중견기업의 제3세계 지사에 근무하는 중간간부라는, 자본운동의 세계성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인물을 등장 시키고, 서사와 상징을 통해 그 비인간성을 고발한다. 이 기업이 제3세계에 인공적으로 싱크홀을 만들고 이 인공재난을 여행상품으로 팔아 이윤을 축적하며, 주인공의 노동이 이를 위해 복무한다는 설정이다.
세 작가에게 공통적인, 아마도 2000년대 소설 전반에 해당될 수 있을, 문제점이라면 다음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빈곤화를 가져오는 원인, 즉 금융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다. 둘째, 자본주의의 외부에 대한 모색이 전혀 없다. 윤고은의 제3세계조차도 완전히 자본주의에 포박된 상황으로만 그려지며, 보수진영에서조차 다양하게 시도되는 대안적 흐름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2000년대 한국소설을 읽는 독자는 빈곤화의 원인과 탈출구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현실의 인접학문과 대안운동이 그 원인과 대책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음과 매우 대조적이다. 이 괴리는 한국소설로부터 독자들이 멀어져가게 만드는 힘 중 하나일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roughly examines how Korean novels are responding to financial capitalism, which has been brought to Korea since the so - called IMF crisis in 1997.
Financial capitalism is pushing the economy of mankind to the catastrophe by promoting the globalization of the rich and poor, the nickname of casino capitalism.Resistance to this is also being done on a global scale. In addition to the traditional socioeconomic areas such as cooperatives and social enterprises, basic income and Tobin tax are some of the attempts..
Exploitation taking place in financial capitalism, unlike the capitalist agricultural or industrial capitalism does not look good in the eyes, the force is more powerful and widespread.It is not just a matter of the economy, it is also a problem that is closely related to ethics and morals of conscience. In the 2000s, Korean novels also deal with this poverty very heavily, and this paper analyzed and analyzed the works of Yeom Seung-suk, and Yun Go-eun.
Kim Aa-ran describes the suffering of poverty by introducing occupations familiar to the unemployed and his generation, such as part-time students and lecturers. This phenomenon is common to most of the poverty novels in the 2000s, and the exceptional one is Yeom Seung-suk, and Yun Go-eun's work.
Yeom Seung-suk‘s <NOWHERE MAN> depicts the process of bankruptcy of both low-education self-employed father and son. Over time, it shows that poverty has become worse, and has extended the fictional area to the lives of people who are far away from writers in generations and education. It extended the novel sphere to the less educated and older generations than most of Korean writers.
The Night Travelers introduce a person who is suitable for showing the global character of the capital movement, a middle executive who works for the third world branch office of a midsize company, and accuses the inhumanity through narrative and symbolism. It is very impressive that this company is making a third world sinkhole artificially, selling this artificial disaster as a travel product and accumulating profits, and setting up the hero's labor to serve it.
Common to all three writers, and thus possibly flaws in the 2000s novels, defects, There are two kinds of things. First, it failed to draw the cause of poverty, the mechanism of financial capitalism.I wonder if these novelists would make a fund manager appear. Second, there is no search for outside of capitalism.Even the Third World, which Yoon Eun is drawing, is entirely subsumed to capitalism, and there are no alternatives to the globalization of poverty, which is being tried variously even in conservative camps.
In short, readers of Korean fiction in the 2000s will not know at all about the cause and way out of their suffering poverty, but this topic is being explored very actively in reality.I think this divergence is one of the forces that let readers get away from Korean novels.
Keywords:
Casino capitalism, Korean fiction in the 2000s, Kim Ae –Ran, Yeom Seung-suk, and Yun Go-eun, The rich become richer and the poor become poorer키워드:
2000년대 한국소설, 카지노 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부익부 빈익빈, 김애란, 염승숙, 윤고은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제52회 한국현대소설학회 학술대회(2017. 10. 21)에서 발표한 「2000년대 카지노자본주의와 한국소설의 대응」을 다듬은 것이다. 훌륭한 토론을 해주신 이수형 교수, 심사를 통해 좋은 비판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들, 그리고 논문작성에 도움을 준 이종호 박사와 서인숙 석사에게 감사한다
참고문헌
1. 기본자료
- 염승숙, 『노웨어맨』, 문학과지성사, 2011.
- 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민음사, 2013.
2. 단행본 및 논문
- 가라타니 고진, 송태욱 옮김, 『일본정신의 기원』, 이매진, 2006.
- 강계숙, 「그대 아직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문학과 사회』 통권79호, 문학과지성사, 2007, 8. 252-262면.
- 강내희, 『신자유주의 금융화와 문화정치경제』, 문화과학사, 2014.
- 강유정, 「Anti idea:뉴 로맨서의 개인암호」, 『문학과 사회』 통권79호, 문학과지성사, 2007, 8. 263-272면.
- 게오르그 짐멜, 김덕영 옮김, 『돈의 철학』, 도서출판 길, 2013.
-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허경·양진성 옮김, 『부채인간』, 메디치, 2012.
- 모리스 고들리에, 오창현 옮김, 『증여의 수수께끼』, 문학동네, 2011.
- 빌 토튼, 김종철 옮김, 『100% 돈이 세상을 살린다』, 녹색평론사, 2013.
- 브로니슬라프 게레멕, 이성재 옮김, 『빈곤의 역사: 교수대인가 연민인가』, 도서출판 길, 2010.
- 수전 손택, 이재원 옮김, 『타인의 고통』, 이후, 2004.
- 오준호,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개마고원, 2017.
- 유려한, 『사이언스 월든』, 북랩, 2016.
- 이정숙, 「1970년대 소설에 나타난 가난의 정동화」,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2014. 8.
- 이주형, 「「소낙비」와 「감자」의 거리」, 『국어교육연구』 제 8집, 국어교육학회, 1976, 12. 59-84면.
-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민음사, 2015.
- 정여울, 「빈곤의 박물지를 향한 미완성 노트:2000년대 작가들이 그린 가난의 풍경」, 『문학동네』 통권52호, 문학동네, 2007. 8. 382-402면.
- 조남주, 『1982년생 김지영』, 민음사, 2016.
- 조지 리처, 김종덕 옮김,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시유시, 2003.
- 채만식, 『채만식전집』 제2권, 창작과비평사, 1987.
- 천주희 외, 『노오력의 배신』, 창비, 2016.
- 한만수, 「만주침공 이후의 검열과 민간신문 문예면의 증면, 1929~1936」, 『한국문학연구』,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 2009. 12. 255-285면.
- 함돈균, 「이 時代의 혁명, 이 時代의 니힐리즘」, 『문학과 사회』 통권79호, 문학과지성사, 2007, 8. 310-320면.
- 홍기빈,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지식의 날개, 2012.
- 황종연, 「매 맞는 아이들의 정치적 상상력 : 2000년대 소설의 한 단면」, 『문학동네』 통권52호, 문학동네, 2007. 8. 358-381면.
- ______, 『탕아를 위한 변명』, 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