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67, pp.289-323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17
Received 17 Jul 2017 Reviewed 08 Sep 2017 Accepted 09 Sep 2017 Revised 18 Sep 2017
DOI: https://doi.org/10.20483/JKFR.2017.09.67.289

자전적 서사의 서술기법과 공감의 문제 : 박완서 「엄마의 말뚝1」과 황순원 「곡예사」를 중심으로

강유정**
**강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A Study on The Matter of Narrative Technique and Sympathy of Autobiographical Narrative : Focusing on Park Wan-suh’s 「Mother's Stake」 and Hwang Sun-won’s 「Acrobat」
Kang, Yu-Jung**


Copyright Ⓒ 2017

초록

모든 소설은 자전적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소설이 자서전은 아니다. 소설에 실존하는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다고 모두 자서전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서전은 자전적 서사의 하위 범주이며 좀 더 구체적이고, 엄정한 규칙에 의해 제한되는 글쓰기 양식이다.

자기에 대해 서술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기억의 문제이며, 인격 형성의 문제이자 자기 분석의 문제까지 포함한다. 자서전을 작가와 동일시된 인물의 고백으로 보는 태도에는 일견 시대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나 과거 경험에 대한 작가의 판단 등을 엿보고 분석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돌이켜 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자전적 서사로서 자전 소설이 실존 작가와 서술자 사이의 정교한 교호 작용 끝에 탄생한 매우 전략적인 서술형식이라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이야기를 자전적 서사 방식으로 서술하는 내포 작가로서의 ‘나’이다. ‘나’가 스스로 나의 이야기를 하는 자전적 서사는 독자로 하여금 매우 깊은 수준의 공감을 이끄는 효과적인 서술 방식이 된다.

박완서의 소설 중 많은 작품들은 자전적 서사, 자전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소설에 ‘나’라는 화자가 등장하고 등장인물인 ‘나’는 서술자인 ‘나’와 동일 인물인 경우가 많다. 서술자가 서술하는 과거의 체험이 작가 박완서의 전기적 사실과 일치하기도 한다. 경험적 주체인 등장인물 ‘나’가 과거에 특정한 사건을 겪고, 성인이 된 ‘나’가 시간을 두고 그 사건을 회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를 가리켜, 회상적 자전 서사라고 말할 수 있다면 「엄마의 말뚝 1」은 그런 점에서 박완서 소설의 회상적 자전 서사 기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황순원의 소설에서 자전적 서사는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된 서술방식이었다. 그런데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몇 편의 신변잡기적이며 자기 체험적인 소설들을 몇 편 남겼는데, 특히 피난기 시절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곡예사」에는 실제 작가인 황순원과 동일한 ‘황순원’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곡예사」의 내포작가는 등장인물 ‘황순원’에 더 거리를 두고 오히려 객관화하고자 애쓴다. 이러한 반어적 객관화는 거리감을 부여함으로써 오히려 역설적 공감을 유도한다. 「곡예사」는 자전서사에 있어서 거리와 객관화가 공감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 소설의 목표는 내포독자와 독자의 공감을 얻는 것 일 테다. 공감은 물리적 독서로 인해 얻어지는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내포작가-서술자-인물을 운용하는 작가의 고도화된 서사전략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독자의 반응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전적 서사는 공감을 얻는 전략으로서의 서술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Abstract

Every novel has an autobiographical aspect. However, it does not mean that all novels are autobiographies. Even if the experience of a real writer in a novel is reflected, it does not mean that it is an autobiography. Autobiography is a subcategory of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and is writing style restricted by more specific, strict rules. Autobiography in Western literature is considered to have started after the 18th century when the discovery of self began. It was only after the discovery of the self that writing of self and writing style of autobiography could be established.

On one hand, describing oneself is a matter of memory and a matter of personality formation and includes even a matter of self-analysis. So,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is often subject to the psychological analysis. So far, similar phenomena have often been found in the studies on Korean literature. Regarding a autobiographical novel, which is a typical form of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as a subject of psychological research shows that the contents written in a novel were accepted as true or confession. This is a meaningful approach to looking into and analyzing the artistic spirit, the perception of the era when the writer lived, and the artist's judgment on past experiences etc.

But there is a problem that we must look back on. It is the fact that an autobiographical novel as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is a very strategic narrative form reorganized in a novel engineering way between a real writer and a narrator. Then, what is important is 'I' as an implied author who narrates ‘my’ story in an autobiographical narrative way. In other words,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is a novel technique in which the narrator and implied author have a clear purpose. What should not be overlooked is that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as a confession that 'I' talk about myself is the narrative method drawing a very high sympathy from readers. In some way, what the implied author wants in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can be said to be a very effective technique to induce sympathy in the story described.

Park Wan-suh's novels can be said to be mostly autobiographical narrative, autobiographical novels. In most cases, the narrator 'I' appears and the character 'I' is often the same person as the narrator 'I'. Often, after experiencing an event in the past and the narrative subject 'I' become an adult, 'I' as an empirical subject recall the event after some time. If this can be referred to as retrospective autobiographical narrative, 「Mother's Stake 1」, in that respect, can be said to be a work that shows the style of the retrospective autobiographical narrative of these Park Wan-suh’s novels.

In Hwang Sun-won's novels, on the other hand,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was used in a very limited way. A character who is supposed to be a novelist and school teacher appears in 「Acrobat」 written based on the background of the Korean War. The important thing is that identity is secured with the real artist Hwang Sun-won by naming the character as 'Hwang Sun-won'. However, the narrator of 「Acrobat」 secures a sense of distance by describing the character Hwang Sun-won as a very objective third person. 「Acrobat」 shows the technique of what role third person objectification plays in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In this sense, this paper is to reveal its purpose and utility by analyzing the technique of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Keywords:

autobiographic narrative, autobiography, empathy, narrator, making-scene, character, recollection, irony, objectification

키워드:

자전적 서사, 자서전, 공감, 서술자, 장면화, 인물, 회상, 반어, 객관화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강남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Reference

  • 박완서, 『엄마의 말뚝』, 세계사, 2012.
  • 황순원, 『목넘이마을의 개/곡예사』, 문학과지성사, 2014.
  • H. 포터 애벗, 우찬제 외 역, 『서사학강의』, 문학과지성사, 2010.
  • 가라타니 고진, 박유하 역,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민음사, 2005.
  • 마사 누스바움, 박용준 역, 『시적 정의』, 궁리, 2013.
  • 마사 누사바움, 조형준 역, 『감정의 격동』, 새물결, 2015.
  • 막스 셸러, 이을상 역, 『공감의 본질과 형식』,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13.
  • 오탁번, 이남호, 『서사문학의 이해』,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1.
  • 장 스타로뱅스키, 이충훈 역, 『장 자크 루소: 투명성과 장애물』, 아카넷, 2012.
  • 장 자크 루소, 박 아르마 역, 『고백1,2』, 책세상, 2015.
  • 필립 르죈, 윤진 역, 『자서전의 규약』, 문학과 지성사, 1998.
  • 강진호, 「반공주의와 자전소설의 형식-박완서를 중심으로」, 『국어국문학』 133, 2003.
  • 김미성, 「자아의 표출과 사적 역사의 문자화」, 『한국프랑스학논집』 74, 한국프랑스학회, 2011.
  • 박덕규, 「6.25 피난 공간의 문화적 의미」, 『비평문학』, 비평문학회, 2011.3.
  • 유재홍, 「글쓰기 주체로서의 내면적 자아 연구」, 『프랑스문화예술연구 21』, 프랑스 문화예술연구학회, 2007.
  • 유종호, 「겨레의 기억과 그 전수」, 『동시대의 시와 진실』, 민음사, 1995.
  • 정승옥, 「자서전 문제 - 루소의 『고백』의 경우」, 『프랑스문화예술연구 20』, 프랑스문화예술연구학회, 2007.
  • 황도경, 「정체성 확인의 글쓰기 –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1」의 경우」, 『문체로 읽는 소설』, 소명출판,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