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석 장편소설 연구 : <쓴웃음>과 <재해>를 중심으로
초록
박선석은 상흔문학과 반사문학 등 문혁의 상처를 소설화하던 시기로부터 십여 년 후에 <쓴웃음> 연작을 창작하였다. 이 시기 조선족 문단에서는 중국 주류 문단의 흐름과 한중수교 이후 불어닥친 한국문학의 영향으로 거대서사보다는 미시서사가 강조되고, 한국과의 교류로 형성된 이중정체성을 주제로 하는 등 다양한 창작 상의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박선석은 조선족 문단의 변화와는 달리 대약진운동부터 문혁에 이르는 시기의 조선족 농민의 삶을 재현하여 동시대를 경험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쓴웃음> 연작은 대약진운동에서 문혁에 이르는 시기가 갖는 문제의 복잡성을 제거하고 산재지구에서 경험한 작가 자신의 경험에만 한정하여, 대다수 조선족들이 경험한 연변 지역의 대약진운동이나 문혁과는 크게 다른 상황을 소설화하였다는 한계를 보인다. 또 이들 작품은 독자들과 공유한 경험을 에피소드의 연쇄를 사용하여 작품 읽기를 수월하게 하고, 독자들에게 친숙한 선명한 선악의 대립구도와 권선징악의 결말을 사용한 것은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쓴웃음> 연작은 대약진운동에서 문혁에 이르는 정치적 혼란기에 대한 의미화를 통해 개개의 사건들에 대하여 작가로서의 분명한 시각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작품 속의 사건들은 유기적 의미를 갖지 못하고 에피소드로만 존재하게 된다. 박선석은 이 두 작품을 통하여 중국당대사의 정치적ㆍ정책적 오류로 인해 중국 인민 특히 조선족들이 경험한 고통을 소설화하였지만, 그것이 이렇듯 에피소드의 연쇄로 끝나고 만담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이들 작품이 가진 소설적 한계라 하겠다.
Abstract
Park Seon-seok created A Bitter Smile(쓴웃음) series a decade after the period of writing fictions out of the trauma of the Cultural Revolution, such as Sangheun-literature(상흔문학) and Bansa-literature(반사문학). In the Korean-chinese literary circles, the microscopic narrative was emphasized rather than the giant narrative due to the stream of Chinese main literary circles, and the influence of Korean literature after the establishment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Korea and China, and a variety of creative experiments were conducted on the theme of dual identity formed through the exchange with Korea. Park Seon-seok, in contrast to the changes in Korean-chinese literary circles, gained the sympathy of readers who experienced contemporary life by reproducing the life of Korean-chinese from the Great Advance Movement to the Cultural Revolution.
A Bitter Smile series depicted the other situation which was largely fictionalized different from the Great Advance Movement or the Cultural Revolution in Yanbian where most Korean-chinese experienced by eliminating the complexity of issues of the time from the Great Advance Movement to the Cultural Revolution and being limited only to the artist's own experience in the straggling area. In addition, these works used episode sequences to share their experience with readers, making it easier to read the works, using the confrontation between good and evil familiar to readers and the ending of Encouraging Good and Punishing Evil, which contributed greatly to the interest of readers.
However, A Bitter Smile series did not have a clear view of the individual events as a writer through signifying the meanings of the political turmoil from the Great Advance Movement to the Cultural Revolution, so that the events in the works failed to have organic meaning, and were left behind as episodes only. Through A Bitter Smile series, Park Seon-seok fictionalized the suffering experienced by the Chinese people, especially Korean-chinese, due to the political-policy errors of the Chinese contemporary history, but it can be said that it was the novelistic limitations of these works ending up with episode sequence and going down to the level of comic chat.
Keywords:
the Great Advance Movement, the Cultural Revolution, rural reality, artificial disaster, episode sequence, Encouraging Good and Punishing Evil키워드: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농촌현실, 인위적 재해, 에피소드의 연쇄, 권선징악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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