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95, pp.33-65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4
Received 26 Aug 2024 Revised 11 Sep 2024 Accepted 11 Sep 2024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4.09.95.33

냉소하는 도시와 이야기의 패치워크 : 박완서의 「꽃을 찾아서」(1986)를 중심으로

권영빈*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초빙교수
A Sarcastic City and the Patchwork of Narratives : Focusing on Park Wan-seo’s Finding Flowers(1986)
Kwon, Young-bin*

초록

이 글은 박완서의 단편 「꽃을 찾아서」를 중심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의 의식을 검토하고 그것이 소설 속에 구현되어 있는 양상을 분석한다. 박완서가 관찰한 도시 및 도시 개발의 원리가 그에게 하나의 주요한 문학적 대상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은 「엄마의 말뚝 1」,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애 보기가 쉽다고?」와 같은 작가의 1980년대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엄마의 말뚝 1」은 도시와 주체 구성의 역사를 겹쳐 볼 수 있게 하는 중심축인 ‘말뚝’이 발전주의 시대에 상실되는 순간을 감지하고 있고,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은 전쟁 트라우마를 배태한 채 경관만을 바꾼 도시개발사를 자기 안에 증오를 품고 사는 여성의 몸과 낙태에 관한 이야기로 포개고 있다. 이들 소설은 「애 보기가 쉽다고?」에서 도시 빈민의 삶이 개발로 인해 고르고 평평하게 다져지는 상황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불도저와 압착 기술로 만들어진 도시가 자기 내부에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안고 있다는 점을 문제시한다.

도시에 관한 박완서의 이러한 인식은 「꽃을 찾아서」의 내용과 형식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일면 무관해 보이는 이야기들의 나열을 보여주지만 그러한 이야기의 패치워크가 종국에는 주체의 내몰림이라는 감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꽃을 찾아서」는 박완서 문학에 형상화된 도시의 존재 양태의 측면에서 또한 검토될 수 있다. 주인공 ‘장명환 씨’가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는 이야기들을 마치 도시 개발의 원리처럼 ‘켜’로 쌓아 그로부터 언어화할 수 없는 죄의식과 수치심을 이끌어내는 소설의 구성은, 겉으로 보기에 잘 사는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도시 안의 ‘무언가’와 계속해서 맞닥뜨리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시 개발과 도시의 존재 양태를 환기하는 박완서 소설의 계보에서 「꽃을 찾아서」는 그가 특별히 관찰하고 문제시했던 한국사회의 지배이데올로기와 그것을 향한 비판을 보여주는 소설로 재차 의미화될 수 있다.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the way in which the author perceives the city, focusing on Park Wan-seo’s Finding Flowers. The process by which the urban existence observed by Park Wan-seo becomes concretized as a literary object can be confirmed through the author’s 1980s novels such as The Mom’s stake 1, During Three Days of Autumn and Is It Easy to Look After a Kid? These novels shows the fact that the city, created by bulldozers and compression techniques, holds something unspeakable within itself.

Finding Flowers s h ows a series of narratives that seem unrelated to each other, but such a patchwork of narratives creates a consistent sense of the subject’s exile, which is related to the urban existence depicted in Park Wan-seo’s literature. The novel shows narratives that make character into objects of ridicule as if they were principles of urban development. And it elicits inexpressible guilt and shame from the character. It shows that a city that appears to be well-off on the outside is hiding something inside itself. Finding Flowers c a n be interpreted as a novel that shows the ideology that Park Wan-seo paid special attention to and the criticism directed at it.

Keywords:

City, Development, Narrative, Affect, Ideology

키워드:

도시, 개발, 서사, 정동, 이데올로기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