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 정치 소재 소설 인물의 초월성 연구 : ‘성 바보’ 모티프 변용 양상을 중심으로
초록
김동리의 「해방」(1949.9~1950.2)은 정치적 현실을 추수하여 노골적으로 우익 편향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그런데 「윤회설」(1946.6)과 「형제」(1949.3)에서 드러나는 기독교 인유의 흔적과 「해방」의 이장우에게 덧씌워지는 십자가 희생의 이미지를 함께 고려하고, 김동리의 제3기 휴머니즘론을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기까지의 연속적인 움직임으로 볼 경우 「해방」은 새로운 인간관의 한 모형인 인신(人神)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인신은 「술」(1936.8)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악령』의 키릴로프를 인용하며 간접적으로 제시된 바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무녀도」의 모화에 해당하며 김동리는 이를 신을 내포한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같은 시기에 발표된 「산화」와 「바위」 또한 신을 내포한 인간을 묘사한 작품이다. 하지만 김동리가 창조한 초기 소설의 인물들은 전근대적 분위기와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에 제3기 휴머니즘론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김동리는 해방기 정치 소재 소설을 창작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상정 가능한 인신의 유형을 제시하게 된다.
「윤회설」에서는 순결을 지향하는 가치관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결합된 종우의 성 바보적인 측면이 드러나고, 「형제」에서는 좌익을 박해하는 자에서 좌익 인사의 자녀를 용인하고 도리어 우익에 핍박당하는 자로 전환되는 비합리적 장면을 통해 인봉의 성 바보적 측면이 제시된다. 「해방」에서는 예수의 십자가 희생에 견줄 수 있는 이장우의 희생을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인신의 성격이 더욱 심화된다. 이는 「무녀도」나 「사반의 십자가」에서 기독교 대항성을 토대로 김동리가 내세우고자 하는 여신적(與神的) 인간의 가치를 부상시킨 전략과도 유사하다.
Abstract
Kim Dong-li's "Liberation"(1949.9~1950.2) is a work that pursued the political reality and openly showed right-wing bias. Considering the traces of Christian allusion revealed in "Reincarnation Theory"(1946.6) and "Brothers"(1949.3) and the image of the sacrifice of the cross over Lee Jang-woo in "Liberation, Kim Dong-li's 3rd humanism theory from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o the liberation period If it is a continuous movement up to, "Liberation" can have a meaning as a process to build a divine human, a model of a new human view. The human god was suggested indirectly by citing Dostoyevsky's Evil Spirit in "Sul"(1936.8), but in reality it corresponds to the mother of "Munyeodo", and Kim Dong-li defined it as a human being with a god. "Forest Fire" and "Rock", which were published at the same time, are also works depicting humans with God. However, the characters in the early novels created by Kim Dong-li reduce the reality of the theory of humanism in the 3rd period due to the pre-modern atmosphere and the sense of distance from reality. In response, Kim Dong-li presented the types of human gods that can be assumed in reality by creating political novels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In "Reincarnation Theory", Jong-woo's stupid saintly side, which combines values o r i e nted toward purity and a longing for freedom, was revealed. In "Brothers", Inbong's foolish saint is revealed through an irrational scene in which a persecutor of the leftist turns into a person who embraces the child of a leftist figure and is persecuted by the rightist. In "Liberation", through Lee Jang-woo's sacrifice, comparable to Jesus' sacrifice on the cross, the character of a realistically possible human god reached the advanced stage. This is similar to the strategy that raised the value of divine human beings, that Kim Dong-li wanted to put forward based on the anti-Christianity in "Munyeodo" or "Cross of Sha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