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학회 회칙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No. 88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8, pp. 431-469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Dec 2022
Received 30 Nov 2022 Revised 16 Dec 2022 Accepted 16 Dec 2022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2.12.88.431

한국 재난 서사의 계보학 : 비인지적 낯익음에서 인지적 낯설게 하기까지
황호덕*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동아시아학술원 교수

Genealogy of Korean Disaster Narratives : From non-cognitive familiarity to cognitive estrangement
HWANG, Ho Duk*

초록

본고는 현대 한국의 역사적 참사 관련 서사와 SF소설들의 사회적 상상력을 한국문단의 인과적 전개로서 재검토함으로써 재난 소설의 한국적 계보를 재구성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자연사와 역사를 겹쳐놓는 방식으로 재난을 재-재앙화해야 이야기 구성이 가능했던 이데올로기적 제한으로 인해 한국소설은 자주 비인지적 낯익음의 이야기로 형태화되어왔다. 개발근대화의 끝, 신자유주의의 시작점에 놓인 1990년대 후반의 붕괴와 참사의 경험은 ‘난사’(難死)로서의 무의미한 죽음들을 ‘참사’(慘死)로 인지하는 역작용들을 촉구했다. 한국소설은 사건과 사건의 연쇄로서의 역사적 상기(‘떠올림Erinnerung’, W.벤야민)를 통해 재난 서사의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붕괴에서 추락까지, 즉 개발근대화의 파국과 신자유주의의 도래라는 퇴락, 재난의 개인화에 대치해 있는 서사들의 미학과 윤리는, 예외의 상례화라는 상황 속에서 미학의 정치에 대한 새로운 담론 공간을 만들어냈다.

한편 자본주의의 파국보다는 세계의 파국을 그리는 것이 용이했을 2015년 전후 상황은, 소수성의 문제를 재난 서사의 주요 화두로 등장시켰다. 예컨대 페미니즘 리부트로 대변되는 서사의 대전환은 SF라는 프리즘 쪽으로 이끌려 가면서 재난 서사와 유토피아 SF의 결합을 만들어냈다. 이 이행을 여기서는 비인지적 낯익음에서 인지적 공감으로, 나아가 인지적 낯섦으로의 이행으로 설명해 보았다.

Abstract

In this article, I reconstruct the Korean genealogy of disaster novels by examining the narratives related to historical disasters in modern Korea and the social imagination of SF novels.

Under the ideological constraints of re-catastrophizing disasters by overlapping natural history and history, Korean novels were often shaped into stories of non-cognitive familiarity. The experience of collapse and catastrophe in the late 1990s, as the end of development modernization and the beginning of neoliberalism, faced a series of meaningless deaths and called for counteractions to recognize ‘random deaths’ as ‘catastrophes.’ Korean novels experience the era of disaster narratives through historical recall as a chain of events ('Erinnerung,' W. Benjamin).

On the other hand, around 2015, when it would have been easier to depict the catastrophe of the world than the catastrophe of capitalism, the issue of minority emerged as a major topic in disaster narratives. For example, the epic transformation represented by the feminist reboot led to the prism of science fiction, creating a combination of disaster narrative and utopian science fiction. This transition was explained here as a transition from non-cognitive familiarity to cognitive affection, and furthermore to cognitive estrangement.


Keywords: general equivalence, equivalence of catastrophe, ubiquity, hierarchy, catastrophe, random deaths, calamity, re-catastrophizing, non-cognitive familiarity, spree, exceptions and routines, feminist utopia, cognitive estrangement
키워드: 일반적 등가성, 파국의 등가성, 국지성, 서열, 재앙, 재난, 재-재앙화, 비인지적 낯익음, 난사, 참사, 예외와 상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인지적 낯설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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