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학회 회칙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No. 83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3, pp. 395-427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1
Received 31 Aug 2021 Revised 13 Sep 2021 Accepted 14 Sep 2021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1.09.83.395

여성 노동자, 재생산 노동, 가족 : 1990년대 초 노동소설 속 ‘여성노동해방’의 전망
배하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초학부 조교수

Women Workers, Reproductive Work, and Family : Labor Literature X Women’s Liberation Movement in the early 1990s
Bae, Haeun*

초록

1980년대 말 여성해방문학의 부상에 따라 전환기 노동소설에서는 사랑과 여성이라는 소재를 통해 여성 노동자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폭력과 착취, 사랑의 제도화된 형태인 결혼과 가정이 여성 노동자에게 부과하는 젠더화된 억압과 착취, 그리고 재생산 노동의 차원 등 그간 은폐되었던 노동자 계급 안의 성차별 문제를 발견하고 가시화하는 변화가 나타난다. 정지아의 「동지의 집」의 경우, 기혼 여성 노동자가 재생산 노동 영역에서 겪는 착취와 억압, 폭력의 문제를 전면화하며 이러한 문제를 여성 노동자의 해방을 위한 투쟁 과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기혼 여성 노동자의 가족주의적 의식의 퇴행과 한계에 대한 기존의 편향된 인식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는 효과를 낳는 한편, 가부장주의적 남성의 여성 착취를 자본가의 노동력 착취와 병치하며 노동자 계급 안의 젠더화된 지배-피지배의 권력 관계를 재현한다.

한편 차주옥의 『함께 가자 우리』와 이남희의 「목마른 것은 싫다」에서는 남성 노동자와 사실혼 관계를 맺은 여성 노동자의 섹슈얼리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노동소설에서의 여성 노동자 섹슈얼리티 재현이 중요한 변화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순결 이데올로기에 의해 여성 노동자의 섹슈얼리티가 이중적으로 억압되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노동자의 동거, 임신, 낙태(임신중단) 문제의 배경에 자리한 노동자의 현실적인 상황을 재현함으로써 여성 노동자의 사회·문화적인 박탈을 섹슈얼리티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로 제시한다. 아울러 섹슈얼리티의 억압과 해방에 관하여 중산층 여성이나 여대생과 동일하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가 여성 노동자의 계급적 조건에 내재함을 시사하는 지점에서는 교차성의 사유가 발견된다.

이와 같이 여성해방문학론을 전유하는 전환기 여성 노동문학 작가들의 소설은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된 후 현실과 유리된 리얼리즘 논쟁 속에 뒤얽혀 방향을 상실한 노동소설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또한 1990년대에 폭발적으로 성장·발전하는 여성문학·여성주의 문학과 접점을 이루며 1980년대와 1990년대 문학 사이의 단절이라는 문학사적인 통념을 뛰어넘어 1980년대 노동문학과 1990년대 여성문학을 잇는 한편, 계급 속 젠더와 섹슈얼리티, 여성 개인의 일상적인 삶을 교차하여 입체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된다.

Abstract

The subject of love and woman in the early 1990s labor literature uncovers and casts light upon sexual violation and exploitation among women workers, gender inequality in marriage, and reproductive work in family. "Tongjiui Jip(home of comrades)" written by Jeong Ji-a expands the scope of labor literature to the story of married women workers in the domain of reproductive work by juxtaposing a male worker character's control over a woman with the capitalist exploitation over workers. In their fictions, Yi Nam-hee and Cha Ju-ok focus on representing women workers' sexuality in common-law marriages to describe the double bind in their sexuality and socio-cultural deprivation. Furthermore, indicating the difference between the middle class and the working-class women's sexuality, labor literature in the early 1990s employs the theoretical idea of intersectionality. Furthermore, in the intersection of feminism and labor literature, female writers' fictions introduce a new feminist prospect to the 1990s' labor literature lost in the ruins of the collapse of socialism, which leads to a criss-cross of gender and sexuality in class.


Keywords: women’s liberation movement in Korea, 1990s’ labor literature, women workers, reproductive work, sexuality, feminist literature, intersectionality
키워드: 여성해방문학, 1990년대 노동소설, 여성 노동자, 재생산 노동, 섹슈얼리티, 여성 노동문학, 교차성

참고문헌 1. 기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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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성사연구회 편, 『여성』 1, 창작과비평사, 1985.
5. 여성사연구회 편, 『여성』 3, 창작과비평사, 1988.
6. 이남희, 「목마른 것은 싫다」, 『창작과비평』 199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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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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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은하, 「1980년대, 바리케이트 뒤편의 성(性) 전쟁과 여성해방문학 운동」, 『상허학보』 51, 상허학회, 2017, 15-49면.
12. 서영인, 「1990년대 문학지형과 여성문학 담론」, 『대중서사연구』 24(2), 대중서사학회, 2018, 9-40면.
13. 손유경, 「페미니즘의 포스트모던 조건」, 『여성문학연구』 50, 한국여성문학학회, 2020, 377-416면.
14. 안지영, 「‘여성주의 리얼리즘’의 문화정치학―『또하나의 문화』의 발간 주체와 실천을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 63, 한국현대문학회, 2021, 365-404면.
15. 이선옥, 「1980년대 여성운동 잡지와 문학논쟁의 의미」, 『여성문학연구』 43, 한국여성문학학회, 2018, 7-36면.
16. 이혜령, 「빛나는 성좌들―1980년대, 여성해방문학의 탄생」, 『상허학보』, 47, 상허학회, 2016, 409-454면.
17. 정성진, 「가사노동 논쟁의 재발견: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과 페미니즘의 결합 발전을 위하여」, 『마르크스주의 연구』 10(1),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2013, 271-304면.
18. 조연정, 「1990년대 젠더화된 문단에서 페미니즘하기―김정란과 허수경을 읽으며」, 『구보학보』 27, 구보학회, 2021, 271-304면.
19. 패트리샤 힐 콜린스·시르마 빌게, 이선진 역, 『상호교차성』, 부산대학교출판문화원, 2020.
20.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편, 『우리들의 딸 권양―고문·성고문자료집Ⅰ』, 민중사, 1987,
21. 한우리·김보명·나영·황주영, 『교차성 × 페미니즘』, 도서출판 여이연, 2018.

3. 기타
22. 김영혜·오은영, 「노동문학에 그려진 여성과 사랑―최근 장편노동소설을 중심으로」, 『오늘의 문예비평』 1991년 가을호, 83-96면.
23. 윤지관, 「머리글: 다시 문제는 리얼리즘이다」, 『실천문학』 1990년 가을호, 200-206면.
24. 이재현, 「희망과 연대의 존재로서 노동자계급의 삶과 희망―90년대 노동소설의 몇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실천문학』 1992년 여름호, 246-262면.
25. 이명호·김희숙·김양선, 「여성해방문학론에서 본 80년대의 문학」, 『창작과비평』 1990년 봄호, 48-74면.
26. 황경숙, 「보이지 않는 강제―직장 내 성폭력」, 『여성과 사회』 2, 한국여성연구소, 1991, 228-23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