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학회 회칙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No. 74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74, pp. 275-318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9
Received 15 May 2019 Revised 12 Jun 2019 Accepted 12 Jun 2019
DOI: https://doi.org/10.20483/JKFR.2019.06.74.275

손창섭 소설과 니체적 사유의 관련성
서은혜*
*홍익대학교 초빙대우교수

The Relation between Son Chang-seob's short stories in 1950s and Nietzsche's Ethics
Seo, Eun-Hye*

초록

손창섭 삶의 핵심적 특성으로서의 ‘외부성’ 혹은 ‘이방인 의식’은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주요한 문제의식의 토대이다. 이와 같은 개인사적 특수성은 니체에 대한 독서 체험을 해석하는 데도 고려되는 요소이다. 「신의 희작」이나 「낙서족」과 같은 자전적 소설에서 읽을 수 있는, 우연히 세상에 잘못 태어났다는 부채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죄의식과 외부 세계를 향한 원한 의식의 결합체로서, 손창섭 소설의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심리를 해석하는 매개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구도의 설정에 인간의 존재론적 상태로서 ‘무리본능, 원한/ 책임, 자비’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약자-강자’의 대립구도를 상정하는 니체의 사유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니체적 사유와의 관련성은 단순히 손창섭의 자전적 소설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초기 단편인 「생활적」, 「피해자」, 「혈서」의 인물들이 드러내는 과도한 죄의식과 세상에 대한 원한 의식은 자전적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또한 작품의 배경 설정이나 인물들의 발화를 통해 추론할 수 있는, 집단을 이루는 다수 혹은 사회의 폭력성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는 손창섭이 전후사회의 여러 혼란상(병역, 구직난, 피난사회적 특성)을 나타나도록 하는 생리적 특성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양심의 가책’과 ‘(진정한) 양심’을 구별하며 전자가 이루는 약자의 무리본능과 그로 인해 구성된 공동체의 개인 소외에 대해 논했던 『도덕의 계보』 속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정치하게 이해될 수 있다.

한편, 「저어」, 「고독한 영웅」, 「잉여인간」과 같은 50년대 중후반 단편소설에 나타나는, 허례허식에 대한 집착이나 금력, 권력으로 모든 합법적 절차를 무시해 버릴 수 있는 사회의 부패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 역시 니체식의 ‘강자’상과 겹쳐진다. 이들 소설의 인물들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저항에 부딪칠수록 더욱 자신의 내적 힘을 키워나가며 주권적 개인으로서의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처럼 무모할 정도로 우직하게 자신의 신념을 따르다가 갈등을 크게 키워나가는 ‘고집 센’ 인물들, 혹은 ‘양심적인’ 인물들은 이 행위를 통해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모순과 부조리, 즉 50년대 사회의 타락과 부패의 심각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이처럼 손창섭은 개인과 사회 사이의 길항과 그 속의 인간이 보이는 존재론적 상태를 저반의 문제의식으로 삼아 1950년대 전후사회의 생리를 묘파할 수 있었다.

Abstract

This paper shows the relation between Son Chang-seob's memory of reading Nietzsche and his creating narratives in his short stories. Son did not remain much memoirs about his own life, so most researchers have a tendency to refer to his autobiographical novels such as Work for Amusement(「신의 희작」) According to Work for Amusement(「신의 희작」), emotion that govern his life is guilt and resentment, which libido switches from inside to outside of the ego.

Nietzsche also set up the human being according to their existential state, the weak and the strong. The weak is who have resentment towards the world and want to be socialized as possible. The strong, which can be developed the super-man later, is alone and generous. They do not easily have resentment towards other people and rather they feels the responsibility of their beings and world. It shows the strong power of inside. Son must be found this frame attractive, because he consider himself as the weak, in Nietzsche' sense. Work for Amusement(「신의 희작」) shows complex and the will of conversion who want to be the strong.

Son describes the relation between the individual and violent community in The Victim(「피해자」), Writing in Blood(「혈서」) Living(「생활적」). Difficulties of finding job, compulsory marriage and self-alienation, isolated person by community are well described in these stories. From 1955, Strong characters who realize the will of power that started from “Disturbance(저어)” leads to “Lonely Hero (고독한 영웅),” and “human debris(잉여인간)” These people are in the precisely opposite position compared to the characters who show excessive guiltiness in early short stories. They strongly resist empty formalities and vanity and corruption in 1950's Korean society and that is much similar to the attitude of Nietzsche's strong person, sovereign individual.

In conclusion, Son's experience reading Nietzsche influences his autobiographical writing and to criticize about the severe corruption in postwar society.


Keywords: Son Chang-seob, Nietzsche, the weak, sense of guilt, the strong, resentment, responsibility, sovereign individual, the power of will, corruption, postwar society
키워드: 손창섭, 니체, 약자, 죄의식, 강자, 원한, 책임, 주권적 개인, 힘에의 의지, 부패, 전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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