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학회 회칙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No. 74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74, pp. 139-186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9
Received 15 Nov 2018 Revised 13 Dec 2018 Accepted 14 Dec 2018
DOI: https://doi.org/10.20483/JKFR.2019.06.74.139

‘번역’되는 제국의 언어와 식민지 이중언어체제에의 도전
김희경**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The language of the empire being ‘translated’ and Challenges to colonial diaglossia
Kim, Hee-Kyung**

초록

이 글은 “우리가 ‘리얼리즘 문학’이라고 호명하고 있는 한국 근대 소설들은 과연 그 자체로 ‘리얼리티’를 담보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한국 근대문학과 리얼리즘에 대한 물음을 보다 정밀하게 살피기 위해서는 식민지기 ‘언어’의 문제, 보다 구체적으로는 조선어/일본어 이중언어 발화 장면과 ‘번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식민지 조선에서의 언어사용 문제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언제나 이중언어적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 가지 고려되어야 할 것은, 식민지의 언어 사용은 분명히 단일언어 정책을 통해 규정될 수 없었으며, 이는 두 개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이들의 ‘대화 공간’이 필연적으로 마련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조선인/일본인의 거주 공간이 명백히 분리되어 이들이 물리적으로 쉽게 마주칠 수 없었다는 기존의 논의를 벗어나, 문자 그대로 식민지 조선에 ‘제도로서’ 기입되고 있는 일본어와 여전히 ‘모국어로서’ 존립하고 있는 조선어 사이의 언어현실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문제이다.

이중언어 대화 공간에서의 발화 주체는 조선어/일본어 언어장에 상호 침투하여 식민지배자-일본인과 피식민자-조선인 사이의 위계질서를 교란·위협·전복하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식민지 이중언어 대화 공간에서 권력 담지자-일본인, 혹은 모방자-조선인 모두 제국의 언어(일본어)를 말할 수 있는 주체로 목격되며, 식민지의 모어(조선어)를 말할 수 있는 식민지배자 일본인 역시 발견 가능하다. 이러한 관계를 복합적으로 살피는 것은 이 시기 소설에 나타난 일본어 발화 서술 장면의 번역 문제와 연관되어 보다 흥미로운 시각을 도출한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일제시기 염상섭의 소설들은 식민지 언어 사용의 문제를 상당히 민감하게, 그러면서도 일제강점기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적인 위치에 놓여있다. 이는 더 나아가 염상섭 소설에 나타나는 일본(인) 표상의 문제와도 맞닿아있는 것으로서, 식민지배자-일본(인)을 ‘말해질 수 있는’ 존재로 형상화하는 모습을 통해 구체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염상섭에게 언어의 문제란 식민지배의 현실을 감각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 중 하나로 기능했을 것이라 판단 가능하다.

Abstract

This article attempts to begin a discussion from a question, “Is it true that Korean modern novels, which we call ‘realism literature’, are in fact supporting ‘reality?’” In order to investigate the question of Korean modern literature and realism more precisely, it is necessary to discuss the issue of ‘language’ of Japanese-colonial period, more specifically, the issue of Korean/Japanese diaglossia speech scenes and ‘translation’.

It can be judged that the use of language in the colony Joseon was always in a diaglossia situation from its starting point. The use of the language in colony could not be definitively defined through monolingual policy, which would inevitably provide for their ‘dialogic space’ in a situation where two languages coexist. It is beyond the existing argument that the residence space of Korean / Japanese people was clearly separated and that they could not physically face each other easily. It should be examined in terms of the linguistic reality between the Japanese literally written as ‘system’ in the colony and the Korean still existing as ‘native language’.

The subject of utterance in the diaglossia dialogic space implies the possibility of interfering with the Korean/Japanese language field and disturbing, threatening, and overturning the hierarchical order between the colonizer-Japanese and the colonized-Korean. ‘Man in power’-Japanese or ‘imitator’-Korean all can be called as a subject who can speak Japanese. At the same time, the Japanese who can speak Korean can be found. Taking a complex view of these relationships can lead to a more interesting perspective in relation to the ‘translation’ of the Japanese dialogue scene in this period.

From that point of view, the novels of Yom Sangseop are in a very problematic position, in that they are sensitive to the use of language in colony and try to portray it continuously throughout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Furthermore, these features are related to the matters for representation of the Japan(ese) in the novels of Yom Sangseop. Therefore, in Yom Sangseop’s novels, the colonizer-Japan(ese) can be embodied as ‘being able to be spoken’. Thus, it can be judged that, for Yom Sangseop, language functioned as one of the most powerful mechanisms to sense the reality of the colonized society.


Keywords: Yom Sangseop, diaglossia, translation, reality of literature, dialogic space
키워드: 염상섭, 이중언어, 번역, 문학의 리얼리티, 대화 공간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현대소설학회 제54회 전국학술대회(2018.10.27)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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