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Current Issue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 No. 92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87, pp. 347-398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2
Received 20 Aug 2022 Revised 14 Sep 2022 Accepted 14 Sep 2022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2.09.87.347

전후 작가 선우휘의 ‘교양소설’ 실험, 그 임계와 유산 : 상실된 ‘젊음’을 둘러싼 냉전기의 문학적 재현
반재영**
**와세다대학교 문학연구과, 일본국제교류기금 펠로우

The Experiment on Bildungsroman of Seon-Woo Hwi, 1953~1967 : The Representation of Youth in the Postwar Korea and Its Limitations
Bahn, Jae Young**

초록

이 논문은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기에 폭력적/자발적으로 젊음을 떠나보낸 남한의 지식인들이 그 상실된 젊음을 어떻게 의미화하였는지에 관한 물음에서 촉발되었다. 그리하여 이 글은 ‘젊음’을 자기 최대 화두로 삼았던 전후 작가 선우휘를 교양소설의 관점에서 재독하고 냉전의 논리와 강하게 결합된 그 교양 이념의 문제성을 살폈다. 「불꽃」(1957)과 『깃발 없는 기수』(1959)는 젊은이의 성장 편력과 방황, 실존적 결단을 대한민국의 규범적인 남성 반공 주체가 되는 과정으로서 서사화했다. 하지만 ‘전후’의 시점에 이러한 ‘성장’은 익히 규범화된 기성의 가치에 대한 수락에 불과했기에 공허했고, 선우휘는 그 젊음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한 고투 또한 벌여야 했다.

「불꽃」과 『깃발 없는 기수』가 공산주의자를 조롱하며 성장의 제물로 삼았던 것과 달리, 「승패」(1958), 「열세 살 소년」(1964), 「좌절의 복사」(1965)와 같은 작품은 공산주의자 즉 ‘사상하는 인간’이 결코 그에게 인식적으로 손쉽게 처리되는 대상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사사로운 나’를 넘어 신념에 목숨 바칠 수도 있는 인간은 젊음의 상징성과 성숙한 인간의 존엄성 모두를 간직했기에, 공산주의자는 외경심 섞인 언케니의 대상이었고 선우휘는 그로부터 청년과 어른 그 어느 쪽의 형상도 전유해낼 수 없었다. 이처럼 삐거덕거리는 교양=냉전 논리의 균열은 『물결은 메콩강까지』(1966~1967)에서 최종적으로 봉합된다. ‘젊음’을 둘러싼 10여 년에 걸친 선우휘의 작가적 실험은 실패로 끝나지만, 그 실패의 기록은 전후에 출현한 냉전적 교양 이념의 존재를 드러내 주고 있다.

Abstract

The question on the way that the intellectuals of South Korea narrated their lost youth which had ended violently/voluntarily through the National Division and the Korean War is a starting point of this article. This article tried to re-read the postwar writer Seon-Woo Hwi whose biggest topic was ‘youth’ in the perspective of Bildungsroman. Furthermore this article examined his bildung-ideology that stubbornly combined with the logic of The Cold War. “Spark”(「불꽃」) and A Flagless Flag Bearer(『깃발 없는 기수』) represented a young man’s growth, wandering, and existential decisions as a process of becoming a normative male-anti-communist of South Korea. However, in the postwar time, this type of ‘growth’ could only mean an acceptance of the established values. This made Seon-Woo Hwi struggle to prove the authenticity of his youth.

“Victory and Defeat”(「승패」) “A 13-year-old Boy”(「열세 살 소년」) and “Copies of Frustration”(「좌절의 복사」) were different from Spark” and A Flagless Flag Bearer mocking and rejecting communists. These texts revealed that communists were not an easy target for the writer to epistemological overcome. Because the communist, who could devote their lives to the belief to transcend the private ego was an Uncanny object with awe for Seon-Woo, he failed to appropriate both the symbolism of youth and the dignity of mature man against them. It was in The Waves Flow to the Mekong River(『물결은 메콩강까지』) that the crack of ‘Bildung=Cold War’ logic was finally sealed. Seon-woo’s experiments on bildungsroman over the 10 years had ended in this Vietnam War-justifying-novel. But the ideology of ‘Cold War-Bildung’ that supported his bildungsroman remains an unresolved task for us.


Keywords: The Return(『귀환』), “Spark”(「불꽃」), Flagless Flag Bearer(『깃발 없는 기수』), Bildungsroman of Anti-communism, War of Thought, Ideological conversion, Partisan, Prison camp
키워드: 『귀환』, 「불꽃」, 『깃발 없는 기수』, 반공의 교양, 사상전, 전향, 빨치산, 포로수용소

Acknowledgments

이 글은 2021년 10월 23일 제6회 후쿠오카대 한국학시리즈 차세대연구자 워크숍에서 「성장의 곤혹」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에 기초해 있다. 귀중한 조언을 해주신 와타나베 나오키 선생님(무사시대), 김모란 선생님(와세다대), 민동엽 선생님(도쿄대), 황호덕 선생님(성균관대)께 감사드린다.


참고문헌 1. 기본자료
1. 김붕구, 『불문학산고』, 신태양사출판국, 1958.
2. 문익환, 「나와 한국문학」, 『사상계』 61, 사상계사, 1958.8.
3. 박영준, 「심사평」, 『사상계』 50, 사상계사, 1957.9.
4. 박태순, 「젊은이는 무엇인가」, 『아세아』 2, 아세아사, 1969.3.
5. 백낙준 외 6인, 「좌담회: 사상운동의 회고와 전망」, 『사상』 2, 사상사, 1952.10.
6. 선우휘, 『귀환』, 청구출판사, 1953.
7. 선우휘, 「수상소감」, 『사상계』 50, 1957.9.
8. 선우휘, 「나의 처녀작을 말한다: 용초도에서 쓴 「귀환」」, 『세대』 26, 세대사, 1965.9.
9. 선우휘, 「문학은 써먹는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1967.10.19.
10. 선우휘, 「현실과 지식인」, 『아세아』 창간호, 아세아사, 1969.2.
11. 선우휘, 『물결은 메콩강까지』, 창우문화사, 1983.
12. 선우휘, 「나의 언론생활 40년①」, 『월간조선』 7-4, 조선일보사, 1986.4.
13. 선우휘, 「나의 언론생활 40년②」, 『월간조선』 7-5, 조선일보사, 1986.5.
14. 선우휘, 『선우휘 문학선집 1~3』, 조선일보사, 1987.
15. 선우휘, 『아버지의 눈물』, 동서문화사, 1987.
16. 선우휘·정규웅, 「나의 문학, 나의 소설작법」(대담), 『현대문학』 29-9, 현대문학사, 1983.9.
17. 손창섭, 「혈서」(1955), 『한국소설문학대계30: 잉여인간 외』, 동아출판사, 1995.
18. 신상초, 「레지스탕스」, 『사상계』 46, 사상계사, 1957.5.
19. 양재모, 「대중의 저항」, 『사상계』 71, 사상계사, 1959.6.
20. 윤천주, 「정치에 대한 행태주의적 접근」, 『법정』 15-2, 법정사, 1960.
21. 이교승, 「창간사」, 『사상』 창간호, 사상사, 1952.9.
22. 이어령, 「1957년의 작가들」, 『사상계』 54, 사상계사, 1958.1.
23. 장준하, 「권두언: 새 세대를 아끼자」, 『사상계』 33, 사상계사 1956.4.
24. 조윤석, 「「불꽃」은 위대하다」, 『사상계』 51, 사상계사, 1957.10.
25. 최정희, 『신한국문학전집24: 최정희 선집』, 어문각, 1981.
26. 해럴드 라스웰, 이극찬 옮김, 『정치동태의 분석』, 사상계사출판부, 1960.

2. 단행본
27. 김건우,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느티나무책방, 2017.
28. 김윤식, 『한일 학병세대의 빛과 어둠』, 소명출판, 2012.
29. 남재희, 『남재희가 만난 통큰 사람들』, 리더스하우스, 2014.
30. 복도훈, 『자폭하는 속물: 혁명과 쿠데타 이후 문학과 젊음』, b, 2018.
31. 한수영, 『전후문학을 다시 읽는다』, 소명출판, 2015.
32. 허병식, 『교양의 시대: 한국근대소설과 교양의 형성』, 역락, 2016.
33. 池田浩士, 『敎養小說の崩壞』, 現代書館, 1979.
34. 후지타니 다카시, 이경훈 옮김, 『총력전 제국의 인종주의』, 소명출판, 2019.
35. 앙드레 말로, 박종학 옮김, 『인간의 조건』, 흥신문화사, 2020.
36. David C. Engerman, Know Your Enemy, Oxford University Press, 2009.
37. 프랑코 모레티, 성은애 옮김, 『세상의 이치: 유럽 문화 속의 교양소설』, 문학동네, 2005.
38. 후버트 오를로우스키, 이덕형 옮김, 『독일 교양소설과 허위의식』, 형설출판사, 1996
39. Jed Esty, Unseasonable Youth: Modernism, Colonialism, and the Fiction of Development,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40. 매슈 아놀드, 윤지관 옮김, 『교양과 무질서』, 한길사, 2006.

3. 논문
41. 김일환·정준영, 「한국전쟁의 ‘현장’은 어떻게 냉전 사회과학의 지식으로 전환되는가?」, 백원담 외, 『냉전아시아의 사상심리전』, 진인진, 2017.
42. 김종욱, 「베트남전쟁과 선우휘의 변모」, 『우리말글』 63, 우리말글학회, 2014, 353-378면.
43. 박헌호, 「‘계급’ 개념의 근대 지식적 역학」, 『상허학보』 22, 상허학회, 2008, 13-39면.
44. 반재영, 「붉은 청년과 반공의 교양―한국전쟁기 젊음(적)의 재현과 성장(전향)의 서사」, 『한국문학연구』 65,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2021, 257-306면.
45. 서세림, 「선우휘 소설에 나타난 연대의 성격」, 『현대소설연구』 67, 현대소설학회, 2017, 389-420면.
46. 오제연, 「1960~71년 대학 학생운동 연구」, 서울대 박사논문, 2014.
47. 이명원, 「소민주의(小民主義)의 에토스」, 『한민족문화연구』 78, 한민족문화학회, 2022, 195-228면.
48. 임유경, 「1960년대 ‘불온’의 문화정치와 문학의 불화」, 연세대 박사논문, 2014.
49. 장세진, 「학병, 전쟁 연쇄 그리고 파병의 논리」, 『사이』 25, 국제한국문학문화학회, 2018, 155-193면.
50. 정주아, 「두 개의 국경과 이동(displacement)의 딜레마」, 『한국현대문학연구』 37, 한국현대문학회, 2012, 247-281면.
51. 후지이 다케시, 「제1공화국의 지배 이데올로기―반공주의와 그 변용들」, 『역사비평』 83, 역사비평사, 2008, 117-15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