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91, pp.415-451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3
Received 18 Aug 2023 Revised 08 Sep 2023 Accepted 08 Sep 2023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3.09.91.415

‘절대’와 ‘환영’ 사이 : ‘예술가소설’로 읽는 서영은의 『그녀의 여자』

오자은**
**덕성여자대학교 차미리사교양대학 조교수
Between the ‘Absolute’ and the ‘Illusion’ : Reading Seo Young-eun’s “<Her Woman>” as an ‘Artist Novel’
Oh, Ja-eun**

초록

성공한 중년 여성 화가가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집착 끝에 자살한다는 내용의 『그녀의 여자』는 그동안 서영은이 그려 왔던 반도덕적 인물의 성향이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소설이다. 이 글에서는 주인공 현석화가 ‘예술가’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 위반의 의미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전제 하에 이 소설을 예술가소설로 독해했다. 『그녀의 여자』는 남성 예술가가 오랫동안 독점해 온 자리에 중년 여성을 자리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예술가소설과 다른 독특한 지점을 만든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2장에서는 완벽한 관계라고 믿었던 남편이 자살한 뒤 그간의 삶과 예술의 진실성에 대해서 의심하게 되는 현석화의 위기를 다루었다. 현석화는 타성과 무상함을 극복하기 위한 완벽한 가치를 찾는데 이는 소설 속에서 ‘절대’라는 말로 표현된다. 3장에서는 그 ‘절대’를 이룰 수 있는 대상으로서 현석화가 아들의 연인인 소연과 겪는 사랑의 의미와 그 사랑이 예술적 행위로 유비되고 있음을 살폈다. 이는 어린 여성을 영감의 대상인 뮤즈로 삼아왔던 전통적인 남성 예술가의 자리에 현석화가 자신의 예술적 자아를 넣어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절대’의 완성으로서의 죽음과 그 아이러니를 살폈다. 현석화는 서로의 감정이 퇴색되기 전,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절정의 순간에 목숨을 끊는다. 이는 예술가로서 현석화가 그동안 도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에 대한 자기실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절대’가 실현된 순간, 즉 예술가로서 동경하던 가치를 실현한 순간 인간으로서의 예술가 자신은 파괴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석화라는 인물형은 예술가의 본능, 예술과 삶의 딜레마를 그린 토마스 만의 소설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주인공 아셴바하를 상기시키지만, 욕망과 절대의 추구라는 면에서 아셴바하보다 훨씬 급진적인 태도를 취하며, 가공할 여성적 욕망의 신화적 형상 페드라의 재해석이 되기도 한다. 서영은은 예술가소설의 주인공으로 여성을 내세우고 예술가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오랜 딜레마, 생활과 예술의 대립이라는 구도에서 '비타협적 절대'의 입장을 끝까지 밀고 나아감으로써 예술가소설의 장르를 갱신할 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지배 속에서 부정적으로 채색되어온 여성의 욕망의 의미를 전도시킨다.

Abstract

"'Her Woman'" is a novel where Seo Young-eun's depiction of morally ambiguous characters is most intensely manifested. In this text, the assumption is made that the protagonist, Hyun Seok-hwa, being an 'artist,' highlights the significance of her transgressions, and the novel is analyzed as an artist novel under this premise. To facilitate this analysis, Chapter 2 delves into Hyun Seok-hwa's crisis of doubt regarding the truthfulness of her life and art after her husband, whom she believed had a perfect relationship with, commits suicide. Hyun Seok-hwa seeks the perfect value to overcome her otherness and innocence, a pursuit epitomized in the novel by the term 'absolute.' Chapter 3 explores the meaning of love between Hyun Seok-hwa and So-yeon, her son's lover, as a means to achieve this 'absolute,' and how that love becomes an artistic act. Chapter 4 examines the completion of the 'absolute' through death and its irony. The character of Hyun Seok-hwa demands attention, as she deviates from the archetype of the male artist in conventional artist novels, thereby acquiring a distinct significance. This is explored through a comparison with Ašenbaha from "Death in Venice," sharing the same motif, and a contrast with the myth of Phaedra.

Keywords:

Seo Young-eun, "Her Woman," Artist Novel, "Death in Venice," Homosexuality

키워드:

서영은, 그녀의 여자, 예술가소설, 베니스에서의 죽음, 동성애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3년도 덕성여자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졌음.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