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Korean Fic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Vol. 0, No. 71, pp.519-557
ISSN: 1229-3830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18
Received 25 Aug 2018 Revised 12 Sep 2018 Accepted 14 Sep 2018
DOI: https://doi.org/10.20483/JKFR.2018.09.71.519

나는 왜 ‘여성’이 되었는가 : 박완서 장편소설 『목마른 계절』(1978)론

한경희*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Why I became a ‘woman’
Han, Kyung-Hee*

초록

본고는 박완서의 두 번째 장편소설 『목마른 계절』에서 주인공 진이가 여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개념으로서 ‘행위주체성’을 제시한다.

『목마른 계절』의 서사는 ‘자연’과 ‘역사’라는 두 가지 시간을 통해 구조화 된다. 진이는 이 두 시간 중 자연의 시간을 통하여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그러나 진이가 여성으로 변모하게 하는 실질적인 계기를 제공하는 것은 역사의 시간이다. 진이는 성적으로 성숙할 나이가 되어서 여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1950년 전쟁을 치르는 국가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부장제로 들어가 ‘여성’이 된다. 한국전쟁 당시의 여성들은 자신의 아버지나 오빠, 남편이 국민임을 보여주는 것으로써만 스스로를 국민으로 입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에서 여성의 시민권은 가부장에 의해 보장되므로, 진이는 가부장제에 저항한다거나 가부장제의 바깥을 지향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진이는 주체성을 포기한 것일까? 이와 달리 진이는 가부장제에 속함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인물이다. 본고는 이러한 ‘전략적 타협’으로부터 진이의 주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진이는 한계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삶에 있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려고 하며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더 잘 통제하려 한다. 이에 진이는 더 많은 물적·인적·사회적 자원을 소유하고자 한다. 진이이게 있어 시민권 획득을 위한 가부장제로의 진입 역시 이와 같은 행위주체성(agency)의 확대 수단이었던 것이다.

Abstract

In this paper, I tried to analyze the process of acquiring self-identity as a woman in Park Wan-seo's novel “Thirsty Season”. And I tried to suggest ‘agency’ as another concept that can explain the subjectivity of women.

In “Thirsty Season” Jin can be transformed into a woman by two times, ‘nature’ and ‘history’. The narrator organizes the narrative as the time of ‘nature’ exercises the ultimate influence in transforming Jin as a woman. But in fact, Jin could be transformed into a woman by the time of history. She did not become a woman because of the age of sexual maturity, but because of inevitable social situation that must be incorporated into patriarchy. In the 1950s, Women were given only a way to belong to male patriarchy for proving citizen.

However, the fact that Jin entered the patriarchy does not mean that she gave up the subjectivity. Of course, she would not resist the patriarchy or get out of the patriarchy. Jin makes her life in a way that can expand her agency. Although she had only limited opportunities, Jin wants to possess more material, human and social resources and to have more power to control it in order to broaden the scope of action. In the 1950s, if women did not enter patriarchy in the Korean society, she could not have an access to resources. So Jin would make a choice to pay for becoming a woman for widen agency. This kind of subjectivity cannot be grasped from the ‘have or not’, but ‘level of degree’

Keywords:

women, citizenship, patriarchy, agency, Korean War

키워드:

여성, 국민, 시민권, 가부장제, 행위주체성, 한국전쟁

References

    1. 기초문헌

    • 박완서, 『목마른 계절』, 세계사, 2012.

    2. 논문 및 저서

    • 강진호, 「반공주의와 자전소설의 형식」, 『국어국문학』 제133호, 2003.
    • 권김현영·루인·정희진·한채윤·<참고문헌 없음> 준비팀,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교양인, 2018, 220면.
    • 권명아, 「박완서 : 자기상실의 ‘근대사’와 여성들의 자기찾기」, 『역사비평』 제45호, 1998.
    • 권명아, 「박완서 문학 연구 – 억척 모성의 이중성과 딸의 세계의 의미를 중심으로」, 『작가세계』 제23호, 1994.
    • 김경연·전승희·김영혜·정영훈, 「여성해방의 시각에서 본 박완서의 작품세계」, 『여성』 제2호, 창작사, 1988.
    • 김미영, 「박완서의 성장 소설과 여성 주체의 성장」, 『한중인문학연구』 제25호, 2008.
    • 김영미, 「박완서 문학에 나타난 서울에서의 한국전쟁 체험의 의미 - 『목마른계절』을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 제54호, 2018.
    • 김윤정, 「박완서 소설의 젠더 의식 연구: 수행성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2.
    • 김은경,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비판 양상: 『도시의 흉년』을 중심으로」, 『국어국문학』 제155호, 2010.
    • 김은하, 「애증 속의 공생, 우울증적 모녀관계」, 『여성과사회』 제15호, 2004.
    • 김정은, 「박완서 전쟁체험 소설에 나타난 여성 목소리의 의미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 노혜진,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빈곤」, 『페미니즘연구』 제13권 2호, 2013.
    • 노혜진, 「여성 행위주체성(agency)에 관한 생애단계별 고찰 – 빈곤 개념의 확장」, 『여성연구』 제80권 1호, 2011, 275-280면.
    • 배경열, 「여성의 정체성 찾기: 박완서 작품론」, 『한국학논집』 제34호, 2007.
    • 신수정, 「박완서 소설에 나타나는 동대문시장의 젠더정치학과 전후 중산층 가정의 균열」, 『한국문예비평연구』 제51호, 2016.
    • 신수정, 「박완서 소설과 전시 여성 가장의 미군 PX 경험」, 『인문과학연구논총 』 제37권 2호, 2016.
    • 이선미, 「박완서 소설과 “비평”:공감과 해석의 논리」, 『여성문학연구』 제25호, 2011.
    • 이선옥, 「1980년대 여성운동 잡지와 문학논쟁의 의미」, 『여성문학연구』 제43호, 2018, 26-27면.
    • 이임하, 『전쟁미망인 한국현대사의 침묵을 깨다』, 책과함께, 2010.
    • 이정희, 「오정희·박완서 소설의 근대성과 젠더 의식 비교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1.
    • 임규찬, 「박완서와 6.25체험-『목마른 계절』을 중심으로」, 『작가세계』 제47호, 2000.
    • 전승희, 「여성문학과 진정한 비판의식」, 『창작과비평』, 1991년 여름호.
    • 정미숙, 「박완서 소설 『서있는 여자』의 젠더 지리학과 정체성 탐색」, 『인문사회과학연구』 제17권 1호, 2016.
    • 조미숙, 「박완서 소설의 전쟁 진술 방식 차이점 연구-「엄마의 말뚝」, 『목마른계절』, 『나목』,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오빠 관련 서술을 중심으로」, 『한국문예비평연구』 제24호, 2007.
    • 조혜정, 「한국의 페미니즘 문학 어디까지 왔나」, 『여성해방의 문학』, 평민사, 1987, 41면.
    • 최선영,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가부장제·자본주의 양상과 극복의 가능성」, 『현대소설연구』 제51호, 2012.
    • 최정호, 「무사상(無思想)의 사회, 그 내력과 구조」, 『계간 사상』 제1호, 1989, 44면.
    • 최지영, 「자전적 이야기의 시점과 그 언어적 실현」, 『독어학』 제31집, 2015.
    • 황정미, 「여성 사회권의 담론적 구성과 아내·어머니·노동자 지위」, 『페미니즘연구』 제7권 1호, 2007.
    • Butler, Judith, 조현준 옮김, 『젠더 트러블』, 문학동네, 2008, 126면.
    • Holmstrom, Nancy edt., 유강은 옮김,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메이데이, 2013, 234-235면.
    • Marshall, T. H., 김윤태 옮김, 『시민권과 복지국가』, 이학사, 2013.
    • Mohanty, Chandra Talpade, 문현아 옮김, 『경계없는 페미니즘』, 여이연, 2005, 43·55면.
    • Pateman, Carole, 이충훈 옮김, 『남과 여, 은폐된 성적 계약』, 이후, 2001.